UPDATED. 2024-05-17 11:30 (금)
[퀵리뷰] 이런 연예인 있었나? '중고거래'의 달인 이규한
상태바
[퀵리뷰] 이런 연예인 있었나? '중고거래'의 달인 이규한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14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나 혼자 산다' 92회 리뷰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연예인이 안 입는 옷을 바자회에 기부하는 경우는 봤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입었던 옷을 '중고거래'하는, 그것도 아주 '잘' 파는 배우 이규한의 이야기다.

13일 방송한 MBC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는 배우 이규한이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이규한은 평소 '옷'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의 일상 역시 '옷'을 중심으로 했다.

따로 마련한 옷방에는 옷을 종류별로 깔끔히 정리해 두고 먼지를 제거하고 비닐에 싸 걸어두는 등 옷을 소중히 보관했다. 식사를 위해 외출 전까지 옷을 고르고 입는 데만도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집에서 음식을 해 먹지 않은 이유는 옷에 냄새가 배기 때문이었고, 옷가게에 자주 가 점원들과 얼굴을 익히는 건 사고 싶은 옷이 생겼을 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사기 위한 노력(?)이었다.

▲ 13일 MBC '나 혼자 산다' 에 출연한 배우 이규한. [사진=방송 캡처]

이규한은 입었던 옷을 다른 이에게 주기적으로 파는 '중고 거래'를 했다. 중고 옷이지만 사는 사람에게 새 옷을 산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꼬리표를 버리지 않고 보관했고, 새 제품처럼 관리했다.

그는 직접 인터넷에 중고 물품에 대해 글을 작성해 올리고, 사람에게 보내기 위해 물건을 포장해 준비했다. 신발을 팔면서는 오전에 둘러본 옷가게 점원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신발 하나 팔았으니 아까 본 옷 살 수 있을 것 같다." 패션 피플다운 속도였다.

집에 놀러온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옷방에서 점원이 돼 중고 옷을 팔았다. 집에서 쇼핑하는, 또 하나의 '홈쇼핑'을 선보인 것. "사이즈가 큰 것 같다"는 친구에게는 "원래 좀 크게 입는 거다"라고 답하고, "딱 네 옷이다",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린다"며 치켜세워 물건을 몇 개고 팔았다.

▲ [사진=방송 캡처]

중고 거래를 잘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규한은 1998년 데뷔했다.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 때 주목받았으나 이후 미니시리즈 주연을 했음에도 다른 배우들처럼 금방 스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자신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한 그는 방송 출연을 잠시 쉬었고, 생활은 금세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기에 익숙해져, 거래용 핸드폰 번호를 따로 마련했을 정도로 일상이 됐다.

상당수의 연예인은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업을 벌이는 이들도 여럿이지만, 이규한의 중고 거래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한 것이 아닌, 순수(?)하게 제품의 질과 장사 노하우만을 이용한 소소한 거래로, 시청자에게 친근함을 줬다.

이날 백미는 스튜디오에서 벌어졌다. 패널들에게 "선물을 가져왔다"며 옷을 꺼냈으나, "팔 물건들이냐"는 질문에 "일단 먼저 보라"며 또다시 '거상'(?)의 면모를 보여줬다.

연기뿐 아니라 요즘 예능 출연도 자주 하고 있는 이규한은 자취방 공개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ohso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