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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3년을 내다보는 슈틸리케의 세 가지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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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3년을 내다보는 슈틸리케의 세 가지 실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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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지동원·정동호·이재성 등 새로운 자원 테스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제 2018년을 바라보고 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의 상승세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3월 A매치 2연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우즈베키스탄전과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전을 대비하기 위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A매치 2연전은 평가전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고민에 잠겨 있다. 100%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른쪽 풀백으로 테스트해보려고 했던 장현수(24·광저우 푸리)는 오른쪽 발목 부상 때문에 합류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A매치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평가전이다. 선수들을 더이상 테스트할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이번 평가전은 있는 자원으로 최대한 실험을 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A매치 2연전을 통해 실시할 실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오른쪽)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장현수 없지만 오른쪽 풀백감 찾는다, 정동호의 가능성은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장현수에게 오른쪽 풀백을 맡겨보려고 했다. 축구 전문가들이나 기자들은 김기희(26·전북 현대)가 측면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김기희가 소속팀에서 측면을 보기도 했지만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34·알 힐랄), 김주영(27·상하이 상강) 등 적지 않은 중앙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은 장현수였다. 장현수는 발목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돼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실험 역시 무산됐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에게 더욱 출전 기회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김창수 본인으로서는 출전 기회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에게 자신을 보다 더 부각시킬 수 있게 됐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정동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정동호는 소속팀 울산에서는 왼쪽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원래는 오른쪽 풀백이다.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오재석(25·감바 오사카)과 함께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다만 임창우(23)가 대전에서 임대 생활을 끝내고 울산으로 돌아오면서 왼쪽을 맡고 있을 뿐이다.

정동호는 왼쪽 풀백에서도 뛸 수 있기 때문에 윤석영(25·퀸즈파크 레인저스), 박주호(28·마인츠)와도 주전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정동호에 대한 테스트는 새로운 좌우 풀백 발굴이라는 측면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 손흥민(왼쪽부터), 지동원, 김주영, 기성용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나란히 들어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이정협과 경쟁할 수 있는 원톱, 지동원을 파악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을 불렀다. 지동원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했을 때는 전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후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면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내가 어떤 선수인지 궁금해서 부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근호(30·엘 자이시)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대표팀의 원톱은 사실상 이정협(24·상주 상무) 한 명에 의존하는 체제가 됐다. 구자철(26·마인츠)이나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도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전문 포지션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지동원의 합류는 대표팀의 원톱 경쟁 구도에서 더없이 중요하다. 지동원이 이정협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향후 대표팀의 공격력은 더욱 숨통이 트이게 된다. 지동원 역시 대표팀에서 날개를 달고 소속팀에서도 더욱 자신감을 갖게 돼 긍정의 연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지동원이 발목 부상으로 우즈베키스탄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뉴질랜드와 경기까지도 엿새 뿐이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얼마 되지 않을 훈련과 출전을 통해 지동원의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한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오른쪽)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첫날 소집훈련에서 선수들이 패스훈련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A매치 경력이 없는 새로운 젊은 피, '제2의 이정협'될까

이번 대표팀에는 A매치 경력이 전혀 없는 '젊은 피'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정협의 사례처럼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선수들이다. 정동호와 김은선(27·수원 삼성), 이재성(23·전북 현대)이 그들이다.

정동호는 좌우 풀백이 모두 가능한 선수로 멀티 포지션 능력이 있는 선수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선수다.

또 김은선은 슈틸리케 감독이 합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하게 지켜보는 선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7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자리에서 "지난해 10월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김은선을 쭉 지켜봤다. 수원이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은 김은선의 좋은 수비에 있었다. 제주도 전지훈련 때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24일 파주 NFC에서 열린 인터뷰에서도 "김은선의 몸 상태가 더 걱정이다. 김은선의 상황을 지켜본 뒤 대체 발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선이 합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준다는 의미다.

K리그 클래식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2년차 미드필더 이재성 역시 슈틸리케 감독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미 최강희 전북 감독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이재성이 슈틸리케 감독에게서도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재성이 합격점을 받는다면 중앙 미드필드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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