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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팬미팅 소동, 빈대 잡고 초가삼간 살리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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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팬미팅 소동, 빈대 잡고 초가삼간 살리는 방법은?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6.2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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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10만 원대 티켓이 1000만 원대 거래 '경악'.

방탄소년단 팬미팅 현장에서 큰 소동이 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지난 15일, 16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방탄소년단 팬미팅 '매직샵' 현장.

일부 팬들이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신분 확인 과정에서 입장을 거부당했다. 대부분 학생 또는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들로 티켓 예매자와 실제 관람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또 중 고등학생들이 신분증 용도로 가져온 종이 재질의 학생증이 위변조 가능성이 있다며 입장을 거부당했다.

팬들은 공연장 입구 앞에 모여 앉아 거세게 항의했으나 결국 입장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 팬미팅 현장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팬미팅 현장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 측은 "이번 행사는 공식 팬클럽을 위한 팬미팅이다. 양도 받은 티켓 및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티켓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능하다"면서 "지정 예매처, 팬카페, SNS, 문자 등을 통해 사전 안내했듯이 본인 확인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예매자 본인이라도 반드시 신분증과 예매내역서를 지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당일 암표 거래 및 불법 양도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랜덤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 팬미팅 현장에서 이처럼 철저하게 예매자-실 관람자 확인 절차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연 시장에서 연일 제기 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암표상들의 매크로(불법 프로그램)를 통한 티켓 사재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연을 관람하고 싶어 하는 '팬심'을 이용, 여러 경로를 통해 웃돈을 붙여 재판매한다.

워너원 콘서트 당시 한 티켓중고거래사이트에 올라온 판매글
워너원 콘서트 당시 한 티켓중고거래사이트에 올라온 판매글

 

불법 티켓 거래 이슈는 티켓 파워를 지닌 가수들에게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실제 지난 1월 워너원의 고별 콘서트의 경우 원가 10만~11만 원대 티켓이 온라인에서 수백만 원부터 1천만 원대로 판매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현장에서의 철저한 본인 확인은 물론이고 티켓팅 당시에도 일명 '프리미엄', 즉 웃돈을 붙여 거래되는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티켓팅 추첨제'를 도입했다. 팬미팅 참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사전 접수를 받아 무작위로 추첨하는 방식이다. 소속사에 따르면 향후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불법 티켓 거래를 막을 예정이다.

불법 티켓 거래와의 전쟁은 비단 방탄소년단뿐만이 아니다.

아이유의 경우 자신의 10주년 콘서트 티켓 중 무대와 가까운 앞자리 일부 좌석은 티켓을 배송하지 않았다. 티켓을 현장에서 수령하도록 해 구매자와 실제 관람자의 신상이 같아야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외에도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싸이, 박효신 등의 콘서트에서도 불법 양도 및 재판매 근절을 위해 티켓 결제 시 신용카드, 체크카드 결제만 허용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도입한 추첨제를 시작으로 연예기획사와 공연기획·제작사 등 가요계도 구체적인 관련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암표 거래는 물론 아이돌 콘서트의 티켓 사기사건 등이 자주 일어나면서 국회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온라인 불법 거래를 강력 처벌하는 규정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한 기획사 공연담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녀 대신 티켓을 예매한 부모 마음은 이해되지만, 이미 관련 공지를 했기에 기획사로선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돼 예외를 둘 수 없다"며 "또 그간 신분증을 위조해 적발된 관객들도 있어 신분 확인 역시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기획사가 이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빅히트의 철저한 검증이 과도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암표에 대한 관객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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