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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가빈 하나로는 안 된다 [프로배구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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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가빈 하나로는 안 된다 [프로배구 V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16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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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가빈 슈미트(33·수원 한국전력)가 개막전부터 트리플크라운(서브에이스, 블로킹, 후위공격 각 3점 이상)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로 과거 V리그를 호령했던 가빈을 품었다 하더라도 가빈 한 명만으로는 탈꼴찌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벅차다.

한국전력은 15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원정 첫 경기에서 의정부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2-3(25-22 25-18 19-25 19-25 13-15) 역전패를 당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가빈이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3개 포함 37점(공격성공률 54.39%)으로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이자 개인 4번째 대기록을 썼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5세트 6-0으로 앞서고도 승부가 뒤집혔다.

가빈이 V리그 복귀전부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사진=KOVO 제공]

가빈은 이날 1, 2세트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한국전력의 셧아웃 승리를 견인할 듯 보였다.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득점왕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3연패를 휩쓸며 대전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가빈이다. 

하지만 V리그에 데뷔한지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3세트부터 지쳤다. 타점이 떨어졌고, KB손해보험 블로커들이 가빈의 공격에 적응하며 조금씩 막아내기 시작했다.

가빈이 막힐 때면 최홍석, 김인혁 등 국내 날개 공격수들이 나서 공격의 혈을 뚫어줘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가빈의 이날 공격점유율은 54.81%. 특히 5세트에는 무려 68.18%의 공격을 책임졌다.

한국전력 세터 이호건은 5세트 6-0으로 크게 앞서다 KB손해보험에 추격을 허용하자 가빈에게 토스를 ‘몰빵’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3세트 이후 지친 기색에도 상대 블로킹 벽을 이용해 연신 득점하며 여전한 기량을 뽐낸 그지만 동료들이 공수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보였고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가빈을 도울 최홍석(오른쪽)의 활약이 중요하다. [사진=KOVO 제공]

최홍석과 김인혁은 이날 각각 공격점유율 15.38%(11점), 9.62%(9점)를 가져갔다. 지난 시즌 리시브 성공률이 25%에 불과했던 최홍석은 특히 3세트부터 KB손해보험 목적타 서브를 견뎌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경기를 중계하던 박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최홍석이 강심장을 가져야 한다”며 국내 선수 중 에이스 노릇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이 여러차례 “팀 구성 상 가빈이 50%가량의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 체력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하더라도 이제 33세가 된 가빈 혼자서는 무리다. 가빈이 V리그를 호령하던 때보다 국내 공격수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서재덕이 군 복무로 빠진 상황에서 최홍석, 김인혁, 공재학 등이 가빈의 부담을 조금씩 덜어줄 수 있어야 한국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역전패를 안긴 KB손해보험은 한국전력이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호흡을 맞춘지 3일밖에 되지 않은 브람이 18점으로 생각보다 괜찮은 적응력을 보여준 것을 치차하더라고 국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김학민, 한국민(이상 11점), 김홍정(10점), 박진우, 정동근(이상 9점) 등 다양한 득점원이 결국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가빈의 가세 하나 만으로도 지난 시즌보다 한국전력이 상대에 위협적인 팀이 됐음은 분명하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최홍석을 중심으로 국내파들이 자신감을 갖고 덤벼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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