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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1위' 벤치행 김성현, 스윙 한번으로 '효도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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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1위' 벤치행 김성현, 스윙 한번으로 '효도포'까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08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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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저하로 벤치서 시작, 7회말 대타서 초구 스리런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수비가 불안해 선발에서 빠진 선수가 '큰 사고'를 쳤다. 김성현(28·SK)이 단 한번의 스윙으로 선두 삼성에 비수를 꽂았다.

8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SK전 7회말 2사 1,2루. 김용희 SK 감독은 승부처가 닥치자 박진만을 빼고 김성현을 대타로 기용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향해 “유격수라 체력 고갈이 심했다”며 “수비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김성현을 스타팅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 [문학=스포츠Q 노민규 기자] 8일 대타 홈런을 때려낸 김성현(오른쪽)이 3루를 돌며 조 알바레즈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성현은 에러 9개로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수를 범한 선수. 2위 그룹인 김하성(넥센), 김재호(두산) 등 다른 유격수들보다 3개나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유격수로는 준수한 0.280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투수전이 예상되는 경기인 만큼 김 감독은 박진만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성현은 들어서자마자 지체없이 배트를 돌렸다. 장원삼의 시속 131㎞의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스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11호, 통산 740호. 김성현으로서는 통산 두 번째로 맛보는 대타 홈런이었다.

투수전으로 인해 조용했던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뱃고동 소리와 환호로 메아리쳤다. 김성현은 경기 후 홈런 상황에 대해 “초구부터 무조건 친다는 생각으로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운이 좋게 넘어갔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SK는 7회말 선두타자 이재원이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 박재상의 보내기 번트 실패로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이어 나온 정상호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김성현은 박계현이 볼넷으로 살린 불씨를 한방으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문학=스포츠Q 노민규 기자] 7회말 대타로 들어선 김성현이 장원삼의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3점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최종 스코어는 3-0 SK의 승리. SK는 딱 3점을, 예상치도 못한 대포 한방에 기가 죽은 삼성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노 디시전에 그칠 뻔했던 ‘에이스’ 김광현의 승리까지 챙겨주는 천금같은 아치였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성현은 어버이날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평소 어머니께서 내가 출전하는 경기를 떨려서 못 보신다고 하셨다"며 "오늘을 계기로 만회한 것 같아 다행이다. 지인분들게 많이 자랑하셨으면 좋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용희 감독은 “성현이가 대타로 나와서 결승 홈런을 쳐준 부분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칭찬하며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을텐데 오늘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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