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안정적 고용, 높은 연봉으로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한국마사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졌다.
한국마사회는 “1일부터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서울‧부산경남‧제주 등 3개 경마장에서 시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를 잠정 중단한다”고 2일 밝혔다.
연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발 직격탄을 맞은 마사회다.
경마는 지난 2월 23일 예방 차원에서 중단됐지만 마사회는 말산업 유지를 위해 관계자들에게 생계자금을 무이자 대여해주고, 입점업체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등 선제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19일에는 보유재원을 활용, 관중 없이 경마를 진행했다.
그러나 잦아드는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방역 비협조로 재차 퍼지면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무관중 경마는 매출 없이 상금 지출만 있어 대회를 개최하면 할수록 적자폭만 커진다.
온라인마권 발권마저 불법이라 마사회는 손을 쓸 수 없었다. 국내에선 여전히 경마를 사행성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주무부처 농림축산식품부는 사행산업을 조장한다는 여론이 부담스럽다. 비대면 발권시스템을 도입해 무관중 경마에도 휘청이지 않았던 외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마사회 측은 “8월말 기준 매출손실액은 약 4조 원으로, 연간 약 6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87%가 감소한 9756억 원으로 매년 납부하는 국세·지방세 또한 약 1조 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마사회의 지난해 매출은 7조3572억 원이었다.
김낙순 회장이 이끄는 한국마사회는 매년 세금 1조 원을 납부하고 축산기금 1000억 원 안팎을 출연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도 치명타를 입을 게 확실시 된다.
악재가 겹치면서 마사회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받게 됐다. 관계자는 “앞서 경상비용 35% 절감 등 우선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노동조합 등 관련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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