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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켈시, 김종민-이정철 기대 부응한 '성장형 외인'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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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켈시, 김종민-이정철 기대 부응한 '성장형 외인'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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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 시즌 여자배구판은 ‘1강’ 흥국생명의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매라운드 순위싸움이 흥미진진하다. 중하위권 4개 팀이 물고 물리기 때문인데, 특히 1라운드 최하위였던 김천 한국도로공사가 2라운드 말미부터 꾸준히 승점을 쌓은 덕에 중하위권이 더 치열해졌다.

1라운드 1승 4패(승점 4)에 그쳤던 한국도로공사는 2라운드 중반까지 무려 6연패를 당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2순위로 야심차게 영입한 켈시 페인(25·미국·191㎝)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설상가상 토종 에이스 박정아까지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 상승곡선을 그렸다. 2라운드 세 번째 경기부터 4라운드 첫 번째 경기까지 9경기 연속 승점을 획득했다. 4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7승 12패(승점 24)로 5위 대전 KGC인삼공사(승점 23)와 승패가 같지만 승점 1 앞선 4위다. 봄 배구 마지노선인 3위를 지키고 있는 화성 IBK기업은행(승점 26)과 승점 차는 2에 불과하다.

한국도로공사 상승세 중심에 켈시가 있다.

한국도로공사 켈시가 고공 비행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도로공사 승률은 켈시의 공격성공률과 궤를 함께한다. 팬들은 켈시에게 ‘성장형 외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켈시의 공격성공률은 1라운드 36.43%, 2라운드 36.96%, 3라운드 41.92%, 4라운드 45.12%로 꾸준히 높아졌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외인 드래프트 당시 점찍어뒀던 안나 라자레바를 1순위 지명권을 가진 IBK기업은행에 뺏기자 켈시의 이름을 호명했다. 당시 그는 “켈시는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평가했는데, 처음에는 올해도 한국도로공사의 외인 농사는 실패가 아니냐는 우려가 따랐다.

켈시는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부진했다. 조순위결정전 포함 3경기 평균 공격성공률 27.85%에 그쳤다. 한국도로공사는 조별리그 2패 포함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V리그 정규시즌 초반에도 코트 위에서 위축된 듯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켈시(오른쪽 세 번째)가 자신감을 얻자 도로공사도 살아났다. [사진=KOVO 제공]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개막 직전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테일러 쿡이 태업 논란에 휘말렸다. 후반기 가세한 다야미 산체스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9경기 동안 97점, 공격성공률 34.65%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팀도 최하위로 마쳤다. 또 지난 시즌의 악몽을 되풀이하나 했는데, 켈시가 기대만큼 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켈시는 최근 들어 주포다운 자신감을 회복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공격효율이 높아졌다. 올 시즌 처음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세터 이고은과 호흡이 점점 좋아졌다. 타점 높은 공격을 살려주자 위력이 배가됐다. 물론 박정아, 전새얀 등 국내 날개공격수들이 분발하면서 부담을 덜어준 효과도 있다. 

올 시즌 40%에 가까운 공격점유율(39.26%)을 가져가면서 득점 4위(486점), 공격성공률 6위(39.82%)에 올라있다. 오픈공격 성공률 36.68%로 외인 중 가장 낮지만 후위공격 성공률(44.44%), 퀵오픈 성공률(44.25%), 시간차공격 성공률(48.39%) 등은 준수하다.

켈시가 김종민(왼쪽) 감독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특히 지난 13일 인천 흥국생명전에선 박정아 등 국내 공격진 난조 속에서도 홀로 49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풀세트 접전으로 끌고 갔다. 켈시 외에 두 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으니 그야말로 '고군분투'였다. 이어진 16일 현대건설전에선 29점, 공격성공률 46.67%를 찍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IBK기업은행에서 맥마혼을 지도한 바 있는 이정철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켈시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할 때도 그 가능성을 높이 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눈이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리그 초반 고전하던 맥마혼이 4, 5라운드 들어 연속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더니 팀을 정상에 올리고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한 걸 연상시키기도 한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국내 배구에 적응한 켈시가 한국도로공사를 봄 배구 무대로 올릴 수 있을까. 한국도로공사가 후반기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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