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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마법의 2분, 위기의 클린스만 구했다 [튀니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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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마법의 2분, 위기의 클린스만 구했다 [튀니지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0.13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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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과 튀니지의 평가전이 열린 13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선수가 한 명씩 소개될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나왔을 때는 관중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을 보냈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표팀 감독을 소개할 때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거둔 성적은 1승 3무 2패. 특출 난 성적도 아닌데 잦은 외유와 방송 패널 출연을 고집하고 있다. 독일 전설의 공격수였던 그의 명성은 적어도 한국에선 떨어지고 있다.

이강인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12분 멀티골을 넣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인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12분 멀티골을 넣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그런 클린스만 감독을 구한 게 이강인이다. A매치 데뷔골을 그것도 2골을 몰아넣으면서 날개를 폈다. 이강인은 0-0을 맞선 후반 10분 프리킥으로 멋진 선제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깔끔하게 터뜨렸다. 평소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린 이강인의 슈팅 능력이 어김없이 나왔다.

불과 2분 뒤에는 페널티박스 오른쪽 안에서 상대 수비수의 공을 뺏어 그대로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5만9018명의 관중은 연달아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으로 이강인의 데뷔골을 축하했다.

이강인의 A매치 15경기 만에 나온 득점포다.

이강인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10분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인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10분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인의 멀티골과 상대 자책골, 후반 추가 시간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추가골이 나온 한국(FIFA 랭킹 26위)은 튀니지(29위)를 4-0으로 꺾었다. 이강인의 득점이 대승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한 경기 최다골이자 첫 연승이다. 한국이 한 경기에서 4골을 얻은 건 지난해 6월 이집트에 4-1로 승리를 거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지난달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첫 승을 거둔 클린스만호는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튀니지와의 역대 전적에서 첫 승을 거두고 1승 1무 1패가 됐다.

이강인은 발렌시아CF 소속이던 2019년 9월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2022년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월드컵에서 ‘택배 크로스’로 눈도장을 찍고 지난 시즌 소속팀 마요르카에서도 주전으로 뛰면서 6골을 터뜨렸다. 명문 클럽 PSG로 이적하면서 주가를 높였지만 A매치에선 쉽사리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손흥민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대기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손흥민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대기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공격진에선 손흥민과 가장 활발했던 게 이강인이었다. 뛰어난 크로스와 발재간, 틈 사이를 찌르는 키(Key)패스를 꾸준히 보여줬다.

한국은 튀니전에서 전반까지는 날카로운 슈팅이 없었고 공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전반 중반을 넘어가면서 오른쪽 측면에서 직접 돌파하며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더니 결국 시원한 득점까지 터뜨렸다.

이강인이 후반 44분 문선민(전북 현대)과 교체될 때 관중들은 아낌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오른쪽)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로 나와 네 번째 골을 넣은 황의조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손흥민(오른쪽)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로 나와 네 번째 골을 넣은 황의조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손흥민의 부재 속에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 사타구니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조절하는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손흥민은 소집 당시 훈련 때도 대부분의 시간을 자전거를 타는데 보냈다.

한국이 이날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일단은 잠잠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교체된 이강인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이강인이 스스로 노력해서 골을 넣었고 축구에 대한 열망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베트남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0월 2번째 A매치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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