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60)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마침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한 채 독단적으로 선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동안 클린스만 감독의 여러 지적과 논란이 반복됐을 때도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뒤에 숨어 있었다.
KFA는 16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정몽규 회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회의를 연다. 전날인 15일 KFA 전력강화위원회는 5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클린스만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결론을 내렸다.
황보관 KFA 기술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모은 의견은 협회에 전달한다고 했다. 16일 임원회의는 이 전달된 의견에 대해 결론을 내는 자리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요르단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술 준비 부족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에 대해 감독의 선수 발굴 의지 부족 ▲선수단 관리에 대해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지도자로서 팀의 효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 부족 ▲잦은 외유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점 등을 지적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내내 지적됐던 문제들이 명확하게 확인됐고 전력강화위원회가 경질로 뜻을 모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대로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정몽규 회장이 취재진 앞에 직접 나설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신도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뜻을 모은 전력강화위원회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인기는 아시안컵 토너먼트 기간 크게 떨어졌다. 많은 팬이 그의 태도를 비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장에서 팀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미소 지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택이 있는 LA에서 자주 활동하며 거듭 비난을 받았다. 그는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될 경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임시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이날 전력강화위원회 발표를 보도하며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2월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비판받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회관 외부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내보내라는 현수막 시위를 벌이는 인원들이 있었다”고 했다.
한편, 붉은악마도 공식 성명을 내고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붉은악마는 15일 ‘대한축구협회는 숨바꼭질 중입니까’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이미 실패를 인증하고 국가대표팀을 망가뜨린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한국 축구의 쇄신은커녕 퇴보와 붕괴의 길로 이끄는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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