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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장타본능, '넥벤져스'는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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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장타본능, '넥벤져스'는 진화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02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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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영웅타선, 서건창-강정호 난자리 유한준-윤석민 등이 완벽히 메우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누가 새로 들어왔든 나간 사람의 자리가 커 보인다는 뜻. 하지만 적어도 넥센 히어로즈에 이 말은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넥센 타선의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쉬어갈 데가 보이지 않는 타선에 야구팬들은 ‘넥벤져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다.

넥센의 올해 전망은 밝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거포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고 서건창이 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기 때문.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기존 타자들의 실력이 업그레이드 됐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장타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넥센 타선은 타율 0.298에 199홈런 786타점 장타율 0.509를 기록했다. 올 시즌 5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 0.293를 마크한 넥센은 78홈런 315타점 장타율 0.489를 올렸다. 이 추세라면 시즌 전체로 216홈런 872타점을 달성할 페이스. 지난해만큼 호쾌한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는 넥센이다.

▲ 유한준(사진)과 윤석민이 넥센 장타군단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스포츠Q DB]

◆ 유한준-윤석민, 넥벤져스 진화의 중심

올 시즌 넥벤져스 진화의 중심에는 유한준과 윤석민이 있다.

유한준은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 커리어 하이를 쓸 기세다. 모든 장타지표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타율 0.389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준은 장타율 2위(0.743), OPS(출루율+장타율) 2위(1.215)에 올라 있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순장타율(ISO)도 0.354로 에릭 테임즈(0.420)에 이어 2위. 지난해 타율 0.316에 20홈런 91타점 장타율 0.541도 빼어난 성적이지만 이 기록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복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4월까지 타율 0.389에 8홈런 22타점을 기록한 유한준은 5월에도 5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홈(타율 0.427 10홈런 29타점)과 원정(타율 0.359 3홈런 17타점)을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유한준은 좌완 투수와 우완 투수 할 것 없이 호쾌한 장타력을 뽐낸다.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0.391, 우완 투수를 상대로는 0.411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서건창과 김민성이 부상을 당해 대체 출전하다 내야 한 자리를 꿰찬 윤석민도 물오른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8경기체제에서 홈런 10개를 때린 윤석민은 올해 벌써 8번의 아치를 그렸고 장타율도 0.416에서 0.565로 수직 상승시켰다. 볼넷/삼진 비율을 지난해 0.38에서 0.59까지 끌어올린 게 장타력 향상의 원동력. 좋은 볼만 노려 치면서 타구의 질이 높아졌다.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것도 컸다.

4번 타자 박병호의 뒤를 받쳐주는 이들이 무시무시한 타격을 과시하자 시즌 초반 잠잠했던 박병호의 방망이도 춤을 추고 있다. 투수들이 박병호를 거를 수 없게 되면서 장타력이 향상됐다. 4월까지 25경기에서 6홈런 19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최근 5경기에서 4홈런 8타점을 집중, 홈런왕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박병호까지 살아나면서 넥센 타선의 파괴력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 장타력이 향상된 넥센에 서건창(가운데)이 합류하면 더 강력한 타선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스포츠Q DB]

◆ 복귀 앞둔 서건창 돌아오면 더 무서워진다

이제 넥센 강타선에 남은 퍼즐은 리드오프 서건창이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서건창이 돌아온다면 타선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출루율 0.438에 48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상대 투수는 주자 서건창을 견제해야 하므로 타자와 승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김지수와 김하성이 공수에서 자리를 잘 메웠지만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김지수는 최근 6경기에서 6타수 1안타(타율 0.167), 김하성은 10경기에서 타율 0.216(37타수 8안타)에 그치고 있다.

대체 자원들의 타격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컨택 능력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서건창이 돌아온다면 넥센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1군 선수들과 동행하고 있는 서건창은 퓨처스 경기로 감각을 회복한 뒤 이달 중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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