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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대들, 김하성-구자욱이 진짜 보물인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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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대들, 김하성-구자욱이 진짜 보물인 이유 셋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0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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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보기 드문 20대 초반의 신인왕 경쟁, 올스타전 출전 유력, 이름값 높은 선배들 공백 훌륭히 메워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진짜다. 김하성(20·넥센), 구자욱(22·삼성)은 소속팀을 넘어 장차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진정한 보물이다.

둘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당초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박세웅(롯데)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 이번 시즌 신인왕 레이스는 사실상 둘간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3개월 만에 인생역전에 성공한 두 선수가 정말로 값진 이유들을 살펴본다.

◆ 20대 극초반의 신인왕 경쟁이 반갑다 

김하성은 1995년생, 구자욱은 1993년생, 20대 초반이다.

최근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들의 연령을 살펴보자. 2009년 이용찬과 지난해 박민우가 프로 2년차 때 20세의 나이로 타이틀을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2008년 최형우와 2011년 배영섭은 25세, 2010년 양의지와 2012년 서건창, 2013년 이재학은 23세 때 신인왕을 차지했다.

▲ 김하성은 리그 최고의 파워 툴을 보유한 유격수다. 2009년 이용찬 이후 6년 만에 고졸 2년차 신인왕을 조준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2007년 임태훈 이후 순수 신인왕은 자취를 감췄다. 김하성과 구자욱도 중고신인이긴 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는 어느 해도 20대 극초반의 선수들이 이토록 치열한 승부를 펼친 적이 없었다. 대개 중고-중고의 형국이었고 임찬규처럼 순수 신인이 있었지만 신인왕을 차지하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고졸 2년차인 김하성은 앞으로도 수년간 넥센의 유격수를 책임질 것이 자명하다. 구자욱은 야수층이 워낙 두꺼운 삼성에서 당분간은 자리가 없을 것이라 내다보고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야구에 전념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올해는 시작일 뿐이다.

◆ 팬심 사로잡았다, 우리도 별이다 

풀타임 첫 해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김하성은 나눔올스타(넥센, NC, LG, KIA, 한화)의 유격수, 구자욱은 드림올스타(삼성, SK, 두산, 롯데, 케이티)의 1루수로 선발 출전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묘하게도 경쟁자들이 동반 부진하면서 이들에게 기회가 생겼다. 손시헌, 오지환, 강한울, 권용관의 홈런을 모두 합해야 김하성의 홈런(13개)과 같아진다. 구자욱은 박정권, 김재환, 박종윤, 신명철과 엮이면서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김하성은 김재호, 김상수 등 경쟁자들을 피했고 구자욱은 리그 에릭 테임즈, 박병호, 김태균, 브렛 필을 피했다. 대진운이 좋아서라지만 수년간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꾸준히 알린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 구자욱은 1루, 외야, 3루를 오가는 와중에도 0.320이 넘는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드림올스타 1루수 부문에서 팬 투표 선두를 달려 올스타전 출전이 유력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강정호? 채태인? 부담감을 이겨냈다 

부담감 따위는 없다. 둘은 이름값 높은 선배들의 공백을 보란 듯이 메웠다.

김하성은 ‘리틀 강정호’가 됐다. 유격수 중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평화왕’이라 불렸던 강정호가 생각나지 않게끔 만들어버렸다. 넥센팬들은 김하성에게 ‘평화왕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타율만 좀 높이면 신인왕을 넘어 골든글러브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성적이다.

1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유격수는 단 6명. 김하성은 김재호와 더불어 가장 빼어난 타격 성적을 기록중이다. 타율(0.289)에서는 다소 밀리지만 홈런과 타점, OPS에서 김재호를 압도하고 있다. 생산성만 놓고 보면 최고의 유격수다.

구자욱은 시즌 초반 채태인의 부상으로 1루수로 나섰다. 박한이의 부상 때는 우익수도 소화했다. 요즘엔 박석민을 대신해 3루로 출장한다. 수비 스트레스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보란 듯이 이겨내고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백업으로 뛰기엔 너무도 아깝다.

인플레이 타구 중 안타 비율(BABIP)이 리그 7위(0.374)에 달할 만큼 타구의 질이 좋다. 타율은 0.326로 10위. 박병호, 김태균, 이용규 등 리그 최고 타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호리호리해 보이지만 홈런도 9개나 때렸다. 1995년 이승엽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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