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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약촌 살인사건과 익산경찰서, 비단 그들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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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약촌 살인사건과 익산경찰서, 비단 그들뿐이랴?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5.07.1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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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주희 기자] 절로 한숨이 터져나온다.

돈 없고 ‘빽’ 없는 순진한 서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할 경우 믿는 것이라곤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 등 국가 공권력뿐이다.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고 진정으로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오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심층적으로 다룬 약촌 살인사건을 보면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진짜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는 버젓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엉뚱한 이가 익산경찰서의 강압수사로 인해 무려 10년동안 감옥살이를 했기 때문이다.

18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5년 전인 2000년 여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뤘다. 사실 해당 사건 용의자인 김씨는 2003년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까지 털어놓으며 죄를 순순히 인정했다. 친구들이 피 묻은 칼을 목격한 정황과도 일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신청을 기각했다. 범행에 썼던 칼에 대한 목격진술은 있지만 칼의 행방을 찾기 어려워 물적 증거가 없다는 것. 검찰이 이런 데에는 이미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가 검거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익산 경찰서는 해당 택시를 목격한 목격자를 용의자로 보고 범인으로 지목해 10년형을 살고 있는 중이었다. 제작진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22일 밖에 남지 안았다. 검찰과 경찰도 실수를 할 때가 있고, 판단을 잘 못할 때도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우리 사회가 신뢰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 = SBS 방송 캡처>

물론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는 있었다. 몇 년 후 범인이 익산경찰서로 자수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이미 마무리된 사건을 뒤집는다는 것이 꺼림칙했던 것일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약촌 살인사건은 그 모양 그 상태로 세월이 흘렀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의하면 더욱 황당해 하는 것은 약촌 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죄 없는 열 다섯 어린 청소년을 죄인으로 몰고 매질하며 강압 수사를 한 익산경찰서 당시 경찰들이 이 사건 해결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경찰과 검찰 등 공권력의 부실 수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약촌 살인사건이 방영되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울산 모텔 살인 사건을 집중 보도했는데 이 또한 경찰의 부실 수사를 다룬 것이었다.

울산 모텔 살인사건은 지난 6월 9일 울산시 동구의 한 모텔에서 A(41)씨가 내연녀 B(43)씨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다.

사건을 담당한 울산 동부경찰서는 복부 폭행에 의한 과다 출혈이라는 부검 결과와 관계자 진술 등으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됐다.

방송에서는 여성이 일하고 있는 식당에서 B씨가 A씨에게 끌려 나가는 장면이 담긴 CCTV를 비롯해 A씨가 B씨 스마트폰에 위치추적 앱을 깔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면서 폭행한 사실 등을 경찰이 확인하지 않은 점 등 부실 수사를 날카롭게 꼬집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수사를 부실하게 한 책임을 물어 관련 경찰관을 문책하고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대상으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기한 10년 전 약촌 살인 사건과 익산경찰서의 문제점 그리고 최근 발생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제기한 울산모텔 살인 사건의 울산 동부 경찰서의 부실 수사, 시민들이 이 세상에 믿을 곳이 없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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