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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누구니' 연세대 허훈, '허재 클러치' 그대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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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누구니' 연세대 허훈, '허재 클러치' 그대로 폭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8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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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서 12득점 몰아치기…연세대 해결사로 SK 꺾고 프로-아마최강전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농구 대통령'으로 이름을 날렸던 허재 전 전주 KCC 감독에겐 2명의 아들이 있다. 이미 장남 허웅(22)은 원주 동부에 입단, 지난 시즌 데뷔했고 차남이 허훈(20)이다. 허훈이 아버지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한 활약을 펼치며 연세대 8강 진출 대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허훈은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15 KCC 프로-아마최강전 경기에서 3점슛 2개를 포함해 25득점과 5리바운드, 7어시스트, 5스틸로 맹활약하며 96-8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리바운드와 스틸을 5개, 어시스트를 3개만 더했다면 프로 대선배를 상대로 쿼드러플 더블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물론 쿼드러플 더블을 하기엔 기록차가 좀 많이 나긴 하지만 프로팀, 그것도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던 SK를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기에 충분했다.

▲ 연세대 허훈(왼쪽)이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최강전에서 서울 SK 김선형을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날 허훈의 활약은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개사해 '아버님이 누구니'를 연발할 정도였다. 바로 허훈의 아버지는 허재 전 감독이다. 허웅이 '농구 대통령'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지난 시즌 KBL 무대에 연착륙했듯 허훈도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역시 허재의 아들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 것은 4쿼터에 보여준 허훈의 클러치 능력이었다.

허재 전 감독도 현역 시절 클러치 능력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였다. 위기에서 더욱 강한 힘을 드러내는 클러치 능력은 아무나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힘을 발휘해 팀을 구해내는 역할을 하는 선수. 허재 전 감독이 바로 그런 스타였다.

연세대에서는 허훈이 그랬다. 허훈은 용산중, 용산고에서 함께 뛴 형 허웅보다 훨씬 기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리틀 허재' 또는 '제2의 허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허재 전 감독도 "훈이가 포인트가드로서 경기를 읽는 눈이 나와 비슷하다"고 말할 정도다.

SK를 상대로 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면서 박인태(21득점, 11리바운드)와 김진용(16득점, 3리바운드), 정성호(14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득점력을 끌어올린 것도 바로 허훈이었다.

▲ 연세대 허훈(가운데)이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15 KCC 프로-아마최강전에서 3점슛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SK가 맹추격하기 시작한 4쿼터에서는 직접 자신이 득점을 책임졌다. 3쿼터까지 13득점에 그쳤던(?) 허훈은 4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이날 허훈은 40.7점으로 양팀을 통틀어 최고 공헌도 점수를 받았다. KBL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고 있는 SK 김선형과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아직 허훈은 2학년이다. 허재 전 감독의 말에 따라면 지난해 연세대를 중퇴하고 프로행을 택한 허웅과 달리 허훈은 4학년까지 모두 마치고 졸업과 동시에 KBL 드래프트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학년에 올라갈수록 더욱 기량이 발전하고 연세대 리더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것이 허재 전 감독의 뜻이다.

이제 허훈은 20일 KBL 챔피언 울산 모비스와 만나게 된다. 모비스에는 KBL 최고의 포인트가드 양동근이 버티고 있다. 허훈이 프로에서 뛰는 대선배들을 상대로 또 얼마나 놀라운 기량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모비스를 제치면 준결승에 올라 신협상무-고려대의 승자와 21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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