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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최강', 프로지도자 첫 우승 추일승이 밝힌 '포워드농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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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최강', 프로지도자 첫 우승 추일승이 밝힌 '포워드농구'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22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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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비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들어가…KBL 우승후보 평가는 아직 거품"

[잠실학생체=스포츠Q 박상현 기자] "고려대 아우들에게 이기고 우승한다는게 좀 쑥스럽네요. 그래도 이제서야 고양 오리온스의 조직력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전에서 고려대를 꺾고 정상에 오른 뒤 기자회견실에서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프로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는 안도의 한숨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학 후배들을 상대로 이겼다는 것이 멋쩍었던 모양이다.

오리온스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대회 결승전에서 이승현(25득점, 3점슛 4개, 7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앞세워 고려대에 93-68, 25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날 이승현은 최우수선수(MVP) 투표 29표 가운데 18표를 얻으며 MVP의 영광까지 안았다.

▲ [잠실학생체=스포츠Q 이상민 기자] 추일승 고양 오리온스 감독이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2015 KCC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리온스가 체력적으로 고려대보다 우위에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대학 선수들인데 하루면 회복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대학 선수들이라도 이틀 연속 프로팀을 상대하는 것은 역시 부담이었다. 고려대 에이스 이종현은 이날 4득점에 그치면서 전혀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해주지 못했다. '대선배' 이승현이 골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필사적으로 막은 영향도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강력했던 이종현이 아니었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초반 분위기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했는데 처음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 덕분에 계속 리드를 지키는 계기가 됐다"며 "거칠고 힘있는 수비로 분위기를 제압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고려대는 매일 경기를 치러서 그런지 피로해보이더라"고 말했다.

역시 이날 승리는 오리온스 포워드 농구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었다. 이승현 외에도 허일영, 김동욱, 문태종 등이 맹활약해줬다.

이에 대해 추 감독은 "시간이 많이 흐르니 말로 하거나 얘기를 서로 하지 않아도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 이런 것이 조직력이 아닌가 싶다"며 "수비도 이전보다 훨씬 잘 된다.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시즌에 긍정적인 효과가 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추일승 감독은 "승현이가 여간해서는 힘들다고 얘기를 안하는데 어제 밤에 팀에 들어와서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이승현은 고려대의 이종현과 강상재 더블 포스트를 완벽하게 봉쇄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 [잠실학생체=스포츠Q 이상민 기자] 고양 오리온스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2015 KCC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전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추 감독은 "승현이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전지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팀 훈련에서도 따로 연습하지 못하고 경기만 뛰었기 때문에 호흡도 문제가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에도 대표팀에 왔다갔다하느라 너무 혹사를 당해서 조금 배려를 해주려고 했는데 이기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더라. 이승현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이날 프로 지도자가 된 뒤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부산 kt에서 KBL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적은 있지만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추 감독은 "프로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는데 기쁘다는 표시를 내기는 좀 그렇다"며 "나도, 팀도 우승이 없었는데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추 감독은 아직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추 감독은 "우승후보라는 예상은 아직 거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국인 선수의 조합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앞으로 최상의 조합,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술을 짜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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