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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턴트 유니버스 향한 2시간14분 시간여행 '엑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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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턴트 유니버스 향한 2시간14분 시간여행 '엑스맨…'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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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소개: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SF 블록버스터 ‘엑스맨’ 시리즈는 2000년 개봉한 ‘엑스맨’을 시작으로 ‘엑스맨2: 엑스투’(2003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년)으로 이어지는 3부작이다. 주인공 울버린을 전면에 내세운 스핀오프(번외편)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년)과 ‘더 울버린’(2013년)을 통해 명성을 이어갔고, 2011년 엑스맨 군단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감독 매튜 본)로 이야기의 확장을 꾀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퍼스트 클래스’의 후속편 격이다. ‘엑스맨’1, 2편을 감독했던 브라이언 싱어가 11년 만에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다. 22일 개봉.

 

▲스토리: 돌연변이 퇴치를 지상 과제로 삼은 천재 과학자 트라스크가 카멜레온처럼 변신 능력이 있는 미스틱의 유전자를 이용해 가공할 로봇 센티넬을 발명한다. 돌연변이 소탕에 나선 센티넬로 인해 2023년의 미래 사회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다. 오랜 시간 적으로 맞섰던 찰스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와 에릭 렌쉐어(이안 맥켈런)는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센티넬을 물리치기 위해 자가치유 능력을 지닌 울버린(휴 잭맨)을 파리평화협정이 개최되는 1973년으로 보낸다. 과거로 돌아간 울버린은 젊은 날의 프로페서 X(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 미스틱(제니퍼 로렌스), 비스트 등을 규합해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거대한 전쟁을 시작한다.

 

▲뷰 포인트: ‘엑스맨’ 시리즈는 단순히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히어로물이 아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뮤턴트의 실존적 고뇌와 이들을 핍박하는 지배권력의 추악한 속성을 폭로하는, 정치사회적 메시지가 강렬한 작품이다. 14년 동안 이어진 이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미래와 과거의 나날들’에 이르러 조각조각 미완인 채 머물렀던 세계관의 완성을 꾀하며 인류의 공존과 평화를 역설한다.

‘뮤턴트의 생존’이라는 목적은 동일했으나 방법상의 차이로 반목했던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죽음을 앞둔 매그니토가 “서로 대립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후회하는 대사는 이를 뒷받침한다. 의미심장하게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73년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논란에도 불구하고 개입했던 베트남전 패배로 인해 그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던 시기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치밀한 이야기 구조와 서스펜스의 장인답게 과거와 미래를 정교하게 엮으며 스토리, 캐릭터. 시대정신과 정서를 능란하게 요리한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스토리텔링에 능하다는 평가에 작심한 듯 압도적인 스케일과 풍성한 볼거리를 스크린에 펼친다. 거대한 돔 경기장이 공중 부양되고, 엑스맨들을 몰살시키는 센티널 군단의 섬뜩한 전투 장면 등은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에는 신구 캐릭터와 배우들 심지어 죽은 진(팜케 얀센)과 사이크롭(제임스 마스던), 향후 시리즈에 등장할 퀵 실버(에반 피터스)까지 총출동한다. 하지만 절망적인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의 미스틱이 트라스크를 저격하는 걸 막아야 하는 설정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미래사회 인간 지도자 존 코너를 제거하기 위해 미래의 살인병기가 과거로 찾아가는 궤적과 동일하다. 두뇌와 접속해 시공간 이동을 꾀하는 장치 역시 ‘매트릭스’ '인셉션' 탓에 기시감을 지우기 힘들다. ‘엑스맨’과 SF 대표작들을 모아놓은 번들 상품을 푼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역사상 가장 인기 많고 진취적이었던 미 대통령 케네디가 실제는 돌연변이였다는 '폭로'다. 케네디 암살 용의자로 수감된 매그니토를 구하기 위해 미 국방성으로 침투한 엑스맨 군단이 경비원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시간이 정지된 채 팝송 ‘타임 인 어 보틀(병속의 시간)’이 흐르고, 퀵실버가 사람들 사이를 부리나케 움직이는 장면은 재기발랄하다. 울버린이 미래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이동해 눈을 뜨는 순간마다 울려퍼지던 로버타 플랙의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우 유어 페이스' 선율은 아련함을 더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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