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강백호 심우준, 1번타자 새 얼굴 주목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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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강백호 심우준, 1번타자 새 얼굴 주목 [프로야구]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3.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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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1번타자는 중요한 자리다. 출루율 4할은 돼야 팀에 도움이 된다. 그 자리에서 기본을 못 하면 팀 계획 자체가 흐트러진다."

프로야구 KBO리그 현역 최고 리드오프로 불리는 홍창기의 말이다.

야구에서 1번타자는 9명의 타자 중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다. 높은 출루율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이다.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올렸던 KIA 타이거즈(박찬호), 삼성 라이온즈(김지찬), LG 트윈스(홍창기)는 모두 수준급 리드오프를 보유했다. 올 시즌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 KT 위즈, 한화 이글스가 새 1번타자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김민석.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먼저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3년차 외야수 김민석(21)을 새 시즌 유력한 1번타자로 점 찍어 뒀다.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투수 최우인, 외야수 추재현과 함께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와 팀을 맞바꿨다.

휘문고등학교 출신 김민석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 야수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구단 최초이자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100안타를 기록해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41경기 타율 0.211(76타수 16안타)에 머물러 입지가 좁아졌다.

새 소속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두산은 지난해 정수빈을 제외하면 규정타석을 채운 외야수가 없었다. 도루왕 조수행은 2루타 이상의 장타가 7개에 그치는 등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그 외에는 100타석 이상 들어선 토종 외야수가 전무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베테랑 정수빈의 부담을 줄이고, 김민석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1번 기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택이 장점인 김민석은 스프링캠프에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효과를 톡톡히 봤다. 7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해 구단 선정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민석은 "(MVP를) 전혀 예상하지 못해 나랑 비슷한 이름의 선수가 있나 생각했다"며 "큰 동기부여가 됐다. 시범경기까지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KT는 7시즌 통산 38도루에 그친 강백호를 1번으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데뷔 8년차로 올 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강백호는 수비에서는 포수로 훈련에 참여하고, 공격에서는 전진 배치돼 스프링캠프 내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해 2번(230타석)과 3번(210타석)에 주로 배치됐고, 4~9번도 최소 4타석 이상 소화했다. 1번은 유일하게 한 타석도 소화하지 않았다. 신인 시절인 2018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1번으로 뛴 경험도 없다.

이강철 KT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감독은 주력과 관계없이 가장 강한 타자를 1번으로 배치, 많은 타석 기회를 주는 게 팀 타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에도 발은 느리지만, 타격 실력이 뛰어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미국)를 리드오프로 기용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강백호는 지난달 27일 삼성전, 28일 SSG 랜더스전, 2일 LG전, 3일 KIA전에 연달아 1번으로 출전했다. 시범경기도 톱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58홈런을 합작한 강백호(26개)와 로하스(32개)을 테이블세터로 내세워 상대 마운드를 초장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심우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이적생 심우준을 리드오프로 구상하고 있다. 4년 총액 50억원에 KT서 한화로 넘어온 심우준은 수년간 한화의 약점이었던 유격수 포지션에서 내야 사령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격에서는 2021년 이후 한 번도 소화한 적 없던 1번 출전을 앞두고 있다.

심우준은 KT 시절 9번 내지 8번으로 기용됐다. 통산 타율 0.254, 출루율 0.303으로 1번에 적합한 유형은 아니다. 9시즌 통산 156도루를 기록해 종종 리드오프로 테스트했지만, 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체력 부담이 커져 조용호 등 다른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다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커리어하이 시즌 35도루(2020년)를 달성한 심우준의 빠른 발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이종욱, 박민우, 김종호 등 도루 능력을 갖춘 타자들을 1번에 기용해 재미를 봤다. 한화는 KT로 떠난 장진혁(14도루)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팀 내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없어 심우준이 활약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선수가 1번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며 "믿고 맡겨보겠다"고 말했다. 심우준은 "홈 개막전에서 1번을 친다면 그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라며 "열심히 뛰어서 신구장에서 더 높은 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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