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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웅 "'황제를 위하여' 1.5군이 만든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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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웅 "'황제를 위하여' 1.5군이 만든 최고의 영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6.13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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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최근 충무로에서 '다크 포스 연기'(어두운 이미지의 연기)로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박성웅(41)이다. 황야 벌판에서 적을 도끼로 쓸어내던 만주의 장수, 시퍼런 칼날이 몸부림치는 조직폭력배 세계를 주름잡는 보스, 조폭을 상대하는 폭력형 검사까지. 박성웅의 17년 연기세계는 폭력과 음모, 파멸이 존재하는 어둠의 세계였다. 하지만 그의 연기는 어둠의 세계에서 가장 빛났다. 현재는 '다크한 조연의 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또다시 가장 잘하는 연기를 선택했다. 바로 '원초적 조폭물' '황제를 위하여'의 정상하다.

▲ 배우 박성웅이 영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이상민 기자] 박성웅은 보기만 해도 상대를 압박하는 외모와 살벌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배우다. 실제로 그의 과거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그가 누구보다 겸손하고 따뜻한 영화 홍보에 나섰다. 바로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황제를 위하여'다. 긴장감과 자신감 속에서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박성웅. 그를 지난 3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와 연기관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제를 위하여' 1.5군들이 큰일 한 번 낼 것

11일 개봉한 '황제를 위하여'는 초반부터 힘겨운 흥행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비슷한 시기 각각 영화 '우는남자'와 '하이힐'이 개봉한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두 영화는 '황제를 위하여'와 같은 '누아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같은 장르로 흥행 전쟁을 치러야 하는 '황제를 위하여' 입장에서는 '후발주자'라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성웅은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은 누아르 영화들이 연속으로 개봉해 있는 것은 사실이죠. 후발주자라 불안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승리를 자신합니다. 우선 '황제를 위하여'는 정통 중의 정통입니다. 한국형 누아르라는 소리죠. 총과 폭탄이 주류고 민감한 소재가 들어 있는 앞서 개봉한 두 영화와는 전혀 다르죠. 이런 부분이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황제를 위하여'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하이힐'과 '우는남자'와의 흥행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박성웅의 이런 자신감에도 '황제를 위하여'는 또 하나의 약점을 갖고 있다. 경쟁에 돌입한 '하이힐'과 '우는남자'에는 있지만 '황제를 위하여'에는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대형스타 마케팅'이다. 실제 '우는남자'와 '하이힐'에는 각각 충무로의 간판 배우들인 장동건과 차승원이 포진해 있다.

반면 '황제를 위하여'에는 이런 대형스타가 없다. 기대주 이민기와 명품조연 박성웅이 분전하고 있지만, 확실히 '하이힐'과 '우는남자'에는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도 박성웅은 해볼 만 하다는 입장이다.

"촬영 시작 단계부터 우리는 1.5군이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보세요. 2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군도 아니죠. 그러나 이런 부분이 더욱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들은 챔피언 자리를 지켜야 하지만 우리는 챔피언을 깨부술 기회가 얼마든지 있는 2, 3위기 때문이죠. 관객들도 분명 이런 부분을 신선하게 받아 드릴 거예요. 분명합니다."

▲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에는 대형스타가 없지만, 더 강한 1.5군 배우들이 있다고 자부했다

◆ 완벽한 액션 최고의 연기

'황제를 위하여'에 대한 박성웅의 흥행 자신감은 모두 다 이유가 있다. 주연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미친 연기력'이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들 연기만으로도 볼만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노력으로 만든 영화 '황제를 위하여'에 대한 박성웅 스스로 평가가 궁금했다.

"이 작품은 저에게는 '노력' 자체였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연기를 다 지우고 다시 만든다는 마음으로요. 많이 노력했습니다. 특히 사투리 연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기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어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런 노력이 들어가 있어 매우 만족합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또 있다. 박성웅과 공동 주연인 이민기의 변신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였던 이민기는 충격적인 베드신과 광기 어린 조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내공이 있는 박성웅과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박성웅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그저 놀랐습니다. 특히 (이)민기가 소화한 완벽한 베드신, 수위가 무척 높았는데 완벽하게 해내더라고요.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죠. 완벽을 넘은 재발견이었다고 생각해요. 민기가 있었기 때문에 '황제를 위하여'의 성공이 기대됩니다. 훌륭한 동생입니다(웃음)."

▲ 11일 개봉한 영화 '황제를 위하여'는 정통 한국형 누아르를 추구했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 [사진=퍼스트룩 제공]

◆도전을 즐기는 연기를 해왔습니다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를 통해 연기인생 17년 만에 주연다운 주연을 맡고 충무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연기 인생사에서 가장 큰 도전일 수밖에 없다. 긴장감이나 부담이 따랐을 것은 당연하다. 특히 전작인 '신세계'의 이준구라는 조폭 캐릭터가 강하게 잡혀 있는 박성웅으로서는 또 한 번의 조폭 연기를 소화한다는 선택이 쉽지 않았다. 이를 박성웅은 평소 지니고 있던 연기 철학으로 극복했다.

"저는 확실한 연기철학을 갖고 있어요. 바로 도전이죠. 비록 신세계 이준구 조폭 캐릭터가 강하게 박혀 있는 상황이지만 저는 이것을 독이 아닌 약으로 바꿀 자신이 있었죠. 그래서 '황제를 위하여'에서 다시 한 번 정상하라는 조폭을 연기하게 됐습니다. 제가 연기한 이준구와 정상하는 분명 다른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 주사위는 던져졌다.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 흥행 여부는 모두 관객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 대중의 판단에 맡길 것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황제를 위하여'는 박성웅이라는 배우에게 주연으로서의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정지을 가장 중심에 선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부담감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담감 속에서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를 놓고 고민할 관객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이 영화는 남자들의 의리를 순수하게 담은 영화입니다. 물론 반전도 들어 있고 강렬한 베드신도 들어 있죠. 저는 관객분들께서 분명 보시면 재미있다, 볼만하다고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관객분들의 마지막 평가는 비판이든 찬사든 달게 받겠습니다. 모두 관객분들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취재후기] 배우 박성웅. 그는 우리가 예상했던 다소 무섭고 까칠한 이미지의 남자가 아니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따뜻하고 겸손한 '착한 남자'였다. 이런 남자가 대한민국에서 조폭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라는 부분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박성웅은 대한민국 최고의 카멜레온 같은 배우임이 분명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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