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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아이스하키 평창올림픽 도약, '2002 히딩크호의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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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아이스하키 평창올림픽 도약, '2002 히딩크호의 길'을 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0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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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 A매치로 경험 축적, 체력 강화훈련도 실시…올림픽 앞두고는 대표팀 상시 체제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1년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전력을 키워왔다. 이제 한국 아이스하키가 15년 전 히딩크호가 걸었던 성공의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3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평창올림픽 무브먼트 세미나를 통해 앞으로 남은 2년 2개월 동안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정민 협회 홍보팀장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공개된 로드맵은 15년 전 대한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한일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한국축구대표팀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동계올림픽 도전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 등 유럽 원정 대표팀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경험을 축적, 올림픽 본선에서 만날 강팀과 맞대결에서 선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2000년 말 히딩크 감독을 전격 영입한 뒤 2001년 1월부터 한일 월드컵 직전까지 수많은 A매치를 치르면서 경기력을 키웠다. 특히 유럽의 강팀과 경기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프랑스, 체코 등 두 차례나 0-5로 패배, '오대영'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1년 6개월여의 단련이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원동력이 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남녀 대표팀 경기력 강화 방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라는 명언처럼 유럽 원정을 통한 대표팀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의 시스템 개선 권고를 받아 18세와 20세, 성인 대표팀 등을 구성한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캐나다 출신의 백지선 감독을 선임했다. 백지선 감독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을 뿐 아니라 18세부터 성인대표팀까지 총괄하는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았다.

또 박용수 대표팀 코치는 백지선 감독을 보좌하는 어시스턴트 디렉터로 활동한다. 스피로스 아나스타스 코치 역시 성인 대표팀은 물론이고 연령별 대표팀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시스템을 개선작업을 마친 협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대표팀의 전력 강화에 들어갔다. 세계 랭킹 23위의 한국은 남자부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 등과 평창 올림픽 본선 A조에 편성됐다. 캐나다는 말할 것도 없고 동유럽의 강자인 체코와 서유럽 지역에서 무서운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위스 모두 한국에 벅찬 상대들이다.

▲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캐나다 출신 백지선 감독과 박용수 코치를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선임하면서 연령별 대표팀까지 모두 총괄하는 디렉터로 임명했다. 또 대표팀은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고 평창올림픽까지 앞만 보고 간다는 계획이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매년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에 출전시키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에 출전하고 있는 남자 대표팀은 내년과 2017년 2월에도 꾸준히 참가해 경기력 향상과 경험 축적을 노린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지난달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에서 폴란드,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와 맞대결에서 3전 전패했지만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패로 선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정민 팀장은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와 함께 해외 트레이닝 캠프도 실시할 예정"이라며 "2016~2017 시즌에는 대표팀 경기를 24경기 이상 치르면서 경험을 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름에는 체력훈련에 돌입한다. 이 역시 '공포의 삑삑이'라고 불린 셔틀런 훈련으로 체력을 키운 히딩크호와 닮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해 체력 강화훈련을 한다는 것이 협회의 방침이다.

대표팀 상시 운영체제가 가동되는 것도 같다. 대한축구협회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리그까지 뒤로 미루고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을 전폭 지원했다.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도 2017~2018 시즌에는 상시 운영체제로 전환, 올림픽 직전까지 40경기 이상을 치르게 된다.

경기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단단해질 남자 대표팀은 올림픽 1년 전에 열리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노린다. 일본을 상대로 1무 19패로 20경기 무승을 기록해왔지만 이를 깨고 일본 원정에서 우승까지 차지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여자 대표팀도 남자와 다르지 않다. 한국의 여자 아이스하키는 초중고는 물론 실업팀도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연습경기가 불가능하다. 1년 240일 배정된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면서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경기를 치른다는 방침이다.

2015~2016 시즌 최소 20차례 대표팀 경기가 예정된 여자 대표팀은 2016~2017 시즌에는 50경기로 더 늘려 경험을 쌓게 된다. 협회는 또 2016~2017 시즌 디비전I 그룹 A 승격과 함께 2017년 1월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따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2018년 세계 10위권 진입을 바라본다. 현재 한국 여자아이스하키의 세계랭킹은 남자와 같은 23위다.

15년 전 히딩크의 성공 로드를 따라갈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의 도전이 평창에서 당장 가시적인 성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나 분명한 것은 한국 축구가 한일 월드컵 성공을 통해 성장했듯이 아이스하키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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