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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이 그 맛을 알아!" 블로그에 빠진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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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이 그 맛을 알아!" 블로그에 빠진 스타들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7.1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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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예림 기자] 30대 여성 박모씨는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이태원 핫플레이스에 가서 브런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다. 뮤지컬 배우이기도 한 그는 두꺼운 무대 메이크업이 잘 지워지는 리무버 제품을 공개하는 등 그만의 뷰티 시크릿을 팬들과 공유한다.

2010년 10월27일 개설해 현재까지 총 방문자수 1천5백만명을 넘긴 파워블로거 '곰언니'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아이비의 이야기다.

◆ 트위터로 '쌩얼' 사진 올리던 시대는 갔다

아이비가 블로그를 시작한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연예인들이 트위터에 민낯 셀카 사진, 더 나아가 정치 및 사회 이슈에 대한 생각을 올리곤 했다. 그러나 요즘 일부 연예인들은 대중과의 소통 공간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블로그로 옮겨가고 있다.

트위터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던 가수 이효리가 지난 5월27일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가수 홍진영, 방송인 박지윤, 슈퍼주니어의 김희철 등 스타들이 하나 둘씩 블로그 만들기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다.

가수 이효리는 제주도에서의 결혼 생활을 블로그에 담고 있다. [사진=이효리 블로그 캡처]

제주도에서 뮤지션 이상순과 신접살림을 차린 이효리는 고즈넉한 일상생활을 사진에 담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이상순과 결혼한 뒤 음반 및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그의 근황을 보러 온 방문자수는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650만명을 돌파,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홍진영은 블로그를 통해 키우는 강아지들부터 매거진 화보 촬영 현장까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공개하며 팬들과 진하게 소통하고 있다.

또 박지윤은 다이어트 비법과 네일아트 관리, 쇼핑 과정을 공유하며 30~40대 주부들에게 읽는 재미와 쏠쏠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블로그를 개설한 뒤 총 8건의 글을 작성한 김희철 블로그는 9일 현재까지 총 20만회가 넘게 방문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인 박지윤은 블로그를 통해 30~40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패션 뷰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박지윤 블로그 캡처]

이외에도 걸그룹 레인보우 지숙의 블로그 메인에는 ‘SNS(트위터)로는 다하지 못한 이야기’라고 적혀 있다. 손재주가 좋기로 유명한 지숙은 요리, 네일아트, 폰 케이스 데코, 폰트 개발 등 취미 생활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는 신선한 여름 휴가지를 추천해준 이웃 세 명에게 캐리어를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 너도 하냐, 나도 한다. 스타의 영향을 받은 일반인들의 블로그 만들기

스타들의 블로그 만들기가 한창인 가운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대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한동안 트위터에 빠져 있다가 계정을 없애고 최근 블로그를 개설한 여대생 임지현(24)씨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게 공공 화장실 벽에 낙서하는 기분이라면 블로그는 나만의 일기장 같은 느낌이다”고 말한 뒤 “블로그는 ‘이웃’이라는 개념 때문에 트위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끈끈함이 있다”고 언급했다.

◆ 블로그, 위험성 높은 트위터 비하면 스타에게 최적의 채널

블로그와 트위터는 자신의 생각을 팬들과 소통하고 공유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존재한다. 트위터는 글자 수가 140자로 제한돼있는 데 비해 블로그는 분량에 제약이 없다. 따라서 짧은 글은 트위터로, 그리고 긴 글은 블로그가 적합하다.

또 트위터는 블로그보다 인터페이스가 용이해 업로드와 공유가 즉각적이다. 이에 따라 확산 속도도 블로그보다 훨씬 빠르다. 이 때문에 부작용도 없지 않다. 연예인이 사소한 말실수를 했다가 구설에 올라 치명타를 입는 경우는 이 때문이다. 이에 비해 블로그는 즉흥적인 글쓰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다보니 불특정 다수보다는 열혈 팬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가수 아이비(왼쪽), 방송인 김나영은 블로그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팬들과 공유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노민규 이상민 기자]

방송인 김나영은 블로그를 그만두었다가 “이효리 언니, 아이비 언니가 블로그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부러웠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며 얼마 전부터 블로그 활동을 재개했다. 이효리는 블로그에 ‘모순’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 조용히 살고 싶지만 잊혀지긴 싫죠”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어쩌면 그네들이 블로그에 빠진 이유를 익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스타들의 블로그 열풍은 대중의 관심이 있어야 사는 연예인들의 숙명과 ‘쌩얼’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연예인의 은밀한 속내까지 엿보고 싶은 대중의 훔쳐보기 욕구가 맞물린 결과이며 더 깊이 있게 그리고 더 진지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스타들의 욕망이 더해진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스타 블로그라고 해서 모두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남다른 콘텐츠가 없으면 곧 시들해질 수 있다.

어쨌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블로그로 채널만 달라질 뿐 스타들의 ‘보여주기 욕구’와 팬들의 ‘보고싶은 욕구’는 계속될 것이므로 향후 어떤 진화를 거듭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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