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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친정 울산에서 부활을 꿈꾸는 양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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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친정 울산에서 부활을 꿈꾸는 양동현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8.0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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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새로운 공격 카드, 김신욱 대체자로 대두

[스포츠Q 홍현석 기자] 6년 만에 부산에서 친정 울산으로 돌아온 양동현(28)이 부활을 꿈꾸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양동현을 영입하고 대신 울산에서 뛰었던 박용지(22)와 김용태(30)은 부산으로 보냈다.

팬들에게는 뜻밖의 이적이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타깃형 공격수로 평가되는 양동현이 비슷한 색깔의 김신욱(26)이 있는 울산으로 갈 거라고는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양동현 본인에게도 큰 도전이 될 수 있었다. 잘못하면 김신욱에 가려서 부산 시절 보다 영향력이 더 적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받아들였고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던 그가 친정으로 돌아와 재도약을 노린다.

◆ 친정으로 돌아온 양동현, 새로운 스타트에 서다

양동현은 2002년 대한축구협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축구 유망주들을 위한 해외 진출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프랑스 FC메츠에 입단해 유럽 축구를 배웠다.

양동현은 그 키(186cm)에도 불구하고 유연함과 축구 센스까지 갖추고 있어 많은 팀들의 관심을 모았고 그 결과 그는 FC메츠를 떠나 스페인 레알 바야돌리드 U-19팀에 입단하게 됐다.

현지 언론에 많은 관심을 모으며 차세대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아쉽게도 부상으로 ‘한국인 최초 프리메라리거’ 타이틀을 이천수에 넘겨줬고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다가 2005년 울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부상의 여파로 2005년에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그는 울산 축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2009년 부산으로 이적한다.

부산에서 이적한 후에도 울산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양동현이라는 이름값에는 2% 부족한 활약을 보여줬다. K리그에서 10시즌을 뛴 그는 45골(경찰청 11골 포함)을 넣었고 한 시즌 최다골은 11골(2011년)이다. 올 시즌은 부산에서 14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을 위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자신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울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프로에 데뷔한 친정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근래 울산이 부진을 겪고 있는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 울산 공격수 양동현(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K리그 클래식 원정ㄱ경기에 출전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울산현대 제공]

◆ 김신욱-양동현 투톱, K리그 새로운 볼거리

보통 사람들은 축구에서 투톱을 세울 때는 빅 & 스몰 조합을 많이 떠올린다. 큰 키를 갖은 타깃형 공격수가 작지만 빠른 동료 공격수에게 볼을 건네주거나 빠른 공격수가 돌파 이후 제공권이 높은 선수에게 크로스를 올려 공격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쓰인다.

대표적으로 2012년 울산 현대가 ‘김신욱-이근호’라는 빅 & 스몰 공격조합으로 아시아를 제패하고 ‘철퇴축구’라는 닉네임까지 만들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조합이다. 빅 & 빅 조합이다. 196cm인 김신욱과 186cm의 양동현이 투톱을 맡아 울산의 공격을 이끌게 됐다. 제공권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비슷한 스타일이고 동선이 겹칠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어 많은 팀들은 큰 선수를 동시에 투입하지 않는다.

이런 단점이 18라운드 인천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양동현과 김신욱은 동선이 겹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인천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서울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산을 이끄는 조민국 감독은 “인천과 경기에서 두 선수의 동선이 겹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두 선수의 첫 호흡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인 만큼 빠르게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서울과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에서는 서로 호흡을 맞춰가면서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두 선수 모두 발재간과 제공권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보니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다양한 공격을 시도했고 후반 13분 김신욱이 골을 성공시키며 위기 속에 빠져 있는 울산을 구해냈다.

김신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양동현은 이동국 다음으로 뛰어난 공격수라고 생각하고 인천전 이후 양동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결론은 우리가 더 많이 뛰고 더 희생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희생들이 울산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 김신욱의 대체자가 될 양동현

월드컵 이후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회가 오는 9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만에 축구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기 때문에 23세 이하 대표팀 구성뿐만 아니라 와일드카드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김신욱이다. 현재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김신욱만큼의 영향력 있는 공격수가 없고 발재간과 제공권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또 김신욱이 리더십을 갖고 있기 때문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박주영이 보여준 팀의 리더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만약 김신욱이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팀을 비우게 된다면 최대 8경기 결장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카드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조민국 감독 역시 “김신욱이 아시안게임을 갈 가능성이 높은데 분명 우리팀에는 손해다.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금메달만 딸 수 있다면 10경기고 20경기고 포기할 수 있다”고 김신욱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했다.

▲ 울산 공격수 김신욱이 6일 서울전에서 후반 13분 헤딩골을 넣고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렇다면 이제 울산에서 김신욱을 대신할 수 있는 공격수는 양동현밖에 없다.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번 여름이적시장을 통해서 울산의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바뀐 상황에서 양동현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보다 빠르게 K리그에 적응하면서 울산 공격의 물꼬를 틀어주고 있어 김신욱의 부재가 양동현에게는 자신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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