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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탁구 올림픽 멀티메달 향한 전지희의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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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탁구 올림픽 멀티메달 향한 전지희의 위대한 도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13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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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이후 24년만의 올림픽 멀티메달 도전…13일 단식 리우행 확정, '귀화스타 대도약' 노린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세계탁구를 호령하는 만리장성의 위세가 여전히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따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강세를 보인 한국탁구는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 할 것 없이 많은 메달을 획득했지만 2000년 시드니 대회를 기점으로 메달 수가 줄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에 그친 한국탁구는 4년 전 런던 대회에선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 1개를 딴 게 전부일 정도로 추락을 거듭했다. 특정 선수가 2개 이상의 메달을 따는 것은 고사하고 중국 등 강국의 기세에 눌려 전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전지희가 13일 발표된 5월 ITTF 랭킹에서 12위에 올라 리우 올림픽 개인 단식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사진=스포츠Q DB]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현정화가 여자 단식과 여자 복식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딴 게 남녀 통틀어 한 선수가 멀티 메달을 획득한 마지막 쾌거다.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지만 난세에도 영웅이 있는 법. 중국 허베이성 출신 귀화선수인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24·포스코에너지)가 24년 만에 현정화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중국선수 기량 뛰어난 단식, 하지만 포기는 없다

올림픽 멀티 메달에 도전하기 위한 조건은 충족했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13일 발표한 5월 세계랭킹에서 12위에 올라 올림픽 개인 단식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5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22위 이내에 들어야 단식에 참가할 수 있다. 국가별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가운데, 전지희는 14위를 차지한 서효원(29·렛츠런파크)과 함께 리우 올림픽 단식에 나선다.

멀티 메달을 획득하는 데 있어 고전이 예상되는 종목이 여자 단식이다. 최근 3개 올림픽에서 중국 장이닝이 2004, 2008년 2연패를 이뤘고, 2012년엔 중국 리샤오샤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004년 대회에서 김경아가 동메달을 딴 이후로 아직 여자 단식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 복식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지희는 올림픽에서 1포인트가 걸려 있는 단체전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스포츠Q DB]

역대 올림픽에서 성적은 저조하지만 전지희의 최근 행보를 볼 때 단식에서 희망이 보이고 있다. 전지희는 지난해 스페인 오픈과 아르헨티나 오픈, 칠레 오픈 단식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랐다. 체코 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수위권의 중국 선수들이 불참한 가운데 거둔 성과이긴 하지만,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는 확실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단식에선 중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대진운이 어느 정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지희는 “아무리 강한 상대와 붙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마음속에서 벌써 지고 들어가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양하은과 짝 이룬 복식 상승세…메달 획득 확률 높은 단체전

복식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전지희는 단체전에선 메달을 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성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올해 양하은(22·대한항공)과 짝을 이뤄 출전한 헝가리, 독일, 폴란드 오픈 복식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특히 폴란드 오픈에서는 준결승에서 일본 톱 랭커조인 이시카와 카스미-이토 미마조를 3-2로, 결승에서 ‘중국 귀화 에이스’로 구성된 리지에(네덜란드)-리치안(폴란드) 조를 3-0으로 꺾는 저력을 발휘했다. 강자에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2세트는 단식, 3세트는 복식으로 구성된 올림픽 단체전에서 전지희-양하은 조에게 걸린 복식 1포인트는 매우 값지다. 복식에서 페이스가 좋기에 단식 두 세트 중 한 세트를 가져온다면 충분히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011년 귀화한 전지희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귀화 스타의 대도약을 노리며 구슬땀을 흘려왔다.[사진=스포츠Q DB]

2011년 일반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된 전지희. ITTF 귀화선수 규정에 묶여 3년간 국가대항전에 나서지 못했고 런던 올림픽 도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해금된 뒤 2014년 태극마크를 처음 품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엔 대한탁구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의 영광을 안으며 첫 올림픽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높였다.

왼손 셰이크 핸더인 전지희는 “왼손잡이이기에 때릴 수 있는 각이 넓다. 특히 오른손잡이 선수와 경기를 할 때 이점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파워가 약해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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