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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세계선수권 3관왕, 퇴물 손가락질 떨쳐낸 '소리없는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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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세계선수권 3관왕, 퇴물 손가락질 떨쳐낸 '소리없는 반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1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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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 세계신기록 보유자 팔트리니에리에 앞서 금메달…100m는 체력 부담에 7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불과 4개월 만에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마린보이' 박태환(27)이 12일 2016 세계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불과 4개월 전만 하더라도 '대역죄인' 취급을 받았다. 박태환 세계선수권 3관왕 위업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그의 마음 고생은 심했다. 지난 2월 FINA의 징계에서 풀려났음에도 대한체육회는 대표선수 선발규정을 이유로 끝까지 박태환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박태환은 대한체육회는 물론이고 팬들을 향해 읍소하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버리지 않았지만 돌아온 것은 냉소뿐이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박태환이 다녔던 모교의 교수로부터 "CAS에 제소한 것은 '대한민국이 나를 올림픽에 못 가게 하니 너희들이 좀 압력을 넣어 달라'는 취지"라고 맹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 올림픽이 끝난 뒤 "퇴물이니 은퇴하는 것이 명예회복의 길"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결국 박태환으로서는 자신이 기량 저하와 나이 때문이 아니라 마음고생을 하느라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결과로 올림픽에서 부진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

결국 박태환은 다시 일어섰다. 지난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박태환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렸던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4관왕이 됐다. 박태환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까지 출전, 결국 3관왕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박태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년이면 28세가 된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걸쳐 수영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내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박태환은 내심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지만 어쩌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마지막 명예회복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이를 악물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박태환에 대한 의구심은 그치지 않는 탓이다. 박태환을 향해 맹비난했던 모교 교수는 불과 닷새 전에도 신문 고정 칼럼을 통해 "올림픽 실패는 연습 부족도 이유가 되겠지만 수영선수로서는 환갑에 달한 그의 나이로 보아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메달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을 통해 교수의 비난을 보기좋게 비웃었다.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팔트리니에리를 제치고 박태환이 세계선수권 3관왕을 차지한 것 하나만으로도 교수의 비난섞인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앞으로도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웃어 넘기려면 박태환이 내년에도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6년을 기분좋게 세계선수권 3관왕으로 마감한 박태환으로서는 2017년 새해가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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