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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차우찬-황재균마저도? 도전정신 되돌리는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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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차우찬-황재균마저도? 도전정신 되돌리는 '쩐의 전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13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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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로부터 역대 최다 6명 신분요청…황재균까지 남으면 해외진출 '제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자유계약선수(FA)를 잡기 위한 KBO리그의 '쩐의 전쟁'이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꺾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로부터 역대 최다인 6명의 신분 요청이 들어와 해외진출 러시가 기대됐지만 이젠 그들 모두 KBO리그에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KBO는 지난달 "김광현, 양현종, 우규민, 차우찬, 황재균, 최형우 등 6명에 대한 신분조회를 MLB 사무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야구계는 류현진(LA 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닦아놓은 해외리그 가는 길에 이들 6명도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FA 시장은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형우가 KIA와 4년 100억 원에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김광현도 4년 85억 원에 원소속팀 SK에 남았다. 또 우규민은 삼성이 제시한 4년 6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아직까지 도장을 찍지 않은 선수는 양현종과 차우찬, 황재균 등 3명이다. 하지만 이들도 MLB나 일본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이미 잔류를 선언한 양현종은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협상을 시작했다. 일본 언론으로부터 양현종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이적설 보도가 나왔지만 양현종이 김기태 KIA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끝내 마음을 바꿨다. 양현종의 계약 조건도 최형우가 받았던 4년 100억 원 안팎으로 결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우찬도 LG 트윈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 일본행에 잠시 눈길을 돌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LG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균 역시 미국까지 건너가 스카우트 앞에서 쇼케이스까지 열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kt 위즈 계약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황재균까지 KBO리그에 남는다면 해외진출 선수는 제로가 된다.

이처럼 FA들이 KBO리그 잔류로 마음이 돌아서게 만든 것은 성공 가능성과 금액이다.

해외로 나간다고 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정보도 없고 새로운 리그에 적응도 해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출전에 대한 보장도 없다. MLB로 어렵게 진춘해도 자칫 마이너리그에서 세월만 보낼 수 있다. 윤석민(KIA)이 1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만 있다고 되돌아와야만 했고 김현수(볼티모어)도 MLB에서 버티기 위해 관중들의 야유를 감수해야만 했다.

또 금액 측면에서는 KBO리그라고 그다지 나쁠 것이 없다. 최형우만 하더라도 연봉만 15억 원으로 현재 환율로 따지면 129만 달러 정도가 된다. FA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의 연봉이 올해 280만 달러, 내년 420만 달러다. 김현수의 연봉이 훨씬 많지만 에이전트 비용이나 미국에서 떼는 세금 등을 생각한다면 최형우가 받는 금액은 MLB와 크게 차이날 것이 없다.

MLB에서 받는 금액과 그게 다를 것이 없다면 힘들게 해외리그로 나가 도전하기보다 스타 대접을 받으며 KBO리그에 남는 것이 더 이득이다.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오승환, 이대호 등이 맹활약해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MLB에서 특급 선수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맹활약한 이대호조차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는 무대가 MLB다.

해외진출 의지를 꺾는 FA 선수들이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 비슷한 금액이라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곳보다 KBO리그에 남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한 명도 해외진출이 성사되지 않는 오프시즌이 될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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