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7 19:33 (금)
[SQ포커스] 'ERA 0.36' 피어밴드, 너클볼에 영리함 더한 kt위즈 '보물 1호'
상태바
[SQ포커스] 'ERA 0.36' 피어밴드, 너클볼에 영리함 더한 kt위즈 '보물 1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4.16 0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승 공동 3위 등극, 적극적 승부-영리한 피칭으로 리그 최강투수로 거듭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기 전 LG 트윈스가 너클볼에 대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번역해보고 오늘은 너클볼 비중을 조절했다.”

너클볼만을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가 너클볼보다 무서운 영리함으로 무장해 LG 트윈스를 울렸다.

피어밴드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 9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7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시즌 3승째를 챙기며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가 15일 LG트윈스전에서 9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36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 ‘3승, ERA 0.36’, 적극적 승부-지피지기 피칭으로 상대 허를 찌른다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19구를 던지며 4안타와 몸에 맞는 공 하나를 내주고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완봉승을 챙겼던 피어밴드는 이날 다른 방식으로 큰 인상을 남겼다. 삼진은 반토막났고 피안타도 더 많았지만 영리함이 빛을 발했다.

9회까지 단 96구만 던지며 효율적으로 LG 타선을 봉쇄했다. 경기 전 LG 양상문 감독은 피어밴드의 너클볼 경계령을 내렸지만 이를 파악한 피어밴드는 역으로 LG 타선을 공략했다.

올 시즌 경기당 너클볼 구사 비율이 30%를 훌쩍 넘었지만 이날은 96구 중 18구만 너클볼이었다. 최고 시속 146㎞의 속구(47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28구)과 슬라이더(2구), 커브(1구)까지 섞으며 영리함을 보였다. 삼진 5개 중 체인지업으로만 3개를 잡아냈다. 너클볼과 속구로 잡아낸 삼진은 단 1개씩이었다.

적극적인 승부도 피어밴드를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다. 3경기 평균 소화이닝이 8⅓이닝에 달한다. 피어밴드는 “최근 볼넷보다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피칭을 하려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5회말 2사에서 최재원에게 풀카운트 끝에 안타를 내줬다. 이날 경기 피어밴드의 첫 번째 풀카운트 승부였다. 그 전까지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유인구를 던지기보다 적극적인 승부를 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삼성전에서 몸에 맞는 공 하나를 기록하긴 했지만 볼넷은 25이닝 동안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8회말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 선두타자 정상호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최재원, 이형종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 가장 큰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피어밴드는 체인지업으로 오지환의 방망이를 꾀어내 2루 땅볼을 유도했다. 결과는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피어밴드의 영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피어밴드는 3경기에서 25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불펜진의 피로를 덜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신의 한 수’가 된 재계약, 이제는 팀 최고 에이스로

지난해 7승 13패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한 피어밴드는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효율성이 높은 투수였다. 182이닝을 소화했고 타선의 큰 도움을 받지 못해 패하는 경우가 잦았다.

kt는 재계약을 택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올 시즌 너클볼을 본격적으로 장착하며 몰라보게 달라졌다. 3경기에서 25이닝을 소화했다. 점수는 단 1점만 내줬다. 3승에 평균자책점 0.36.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가 부럽지 않을 활약이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정의윤에게 솔로포를 맞은 이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무려 23이닝 동안 실점이 없다. 이 부문 최다인 서재응(2012년, 44이닝)의 벽을 넘어서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지만 시즌 초부터 보여주는 페이스는 놀랍기만 하다.

김진욱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2경기 연속으로 9이닝을 소화한 피어밴드가 팀의 에이스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