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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마' 한그루, 아니 윤찬영에게 궁금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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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마' 한그루, 아니 윤찬영에게 궁금한 것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06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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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마마’의 실질적 남자주인공”. MBC 드라마 ‘마마’에서 한승희(송윤아 분)의 아들 한그루 역을 맡은 윤찬영은 이런 칭찬을 들었다. 윤찬영은 무뚝뚝하고 제멋대로인 아들에서부터 엄마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기까지 입체적인 연기를 펼쳤다. ‘마마’는 그에게 연기적인 면에서도, 인간적인 면에서도 많은 성숙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사춘기 아들을 연기하며 열 네 살의 3분의 1을 보낸 소년은 “‘마마’ 덕분에 사춘기를 잘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꾸밈없이 맑은 얼굴만큼이나 말투와 말하는 내용이 바르고 얌전한 윤찬영(14).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 비중있는 역 처음 해 본 ‘마마’ “아직 쑥스럽고 어색해요”

- '마마'로 찬영 군을 알게 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 ‘마마’ 이전에는 어려운 연기를 해 본 적도 없고 제 분량이 많지도 않았어요.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큰 역할을 맡았던 게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제가 알려진 반응이 낯설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거리에서 아주머니 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세요.

- 누나 팬들도 많지 않나요? 요즘은 찬영 군보다 나이가 많아도 ‘그루 오빠’라고 하면서 좋아하던데.

▲ 누나 팬들보다는 아주머니, 아저씨 분들이 알아봐주시는데… 아! ‘마마’ 종방 때 누나 팬분들이 한그루 이름을 새긴 만년필을 선물로 주셨어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감사해서 매일 필통에 넣어 다니고 있어요. ‘마마’ 관련 스티커들도 주셨는데 그건 휴대전화에 붙였어요.

- ‘마마’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요?

▲ ‘그루’는 엄마와 키 차이가 많이 나도록 키가 작고 변성기가 안 온 어린 아이 역할을 구하셨어요. 거기에 맞았던 것 같아요. 그루가 캐나다에서 살다가 왔잖아요. 그래서 오디션에 영어 자기소개를 준비해 갔어요. “영어 잘 하냐”고 물어보셔서 “자기소개 해볼까요?” 하고 했더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힘들지 않았나요?

▲ 제가 지금껏 대성통곡을 하면서 울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우는 게 힘들었는데 ‘마마’를 찍으면서 지금까지 울어봤던 것의 다섯 배는 넘게 울었던 것 같아요. 감정이 잘 안 잡힐 때 감독님, 승희 엄마, 지은 엄마(문정희)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지은 엄마가 “이게 마지막이어서 앞으로는 찍고 싶어도 찍을 수 없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하자”,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TV에서 보자”고 귓속말을 해주셨어요. 여기에 감동받아서 눈물이 났어요.

- '마마'가 엄마 이야기다 보니 엄마나 가족 생각도 났겠어요.

▲ 네. 눈물 연기를 처음 할 때는 실제 엄마 생각을 해 보기도 했어요. 엄마 아빠는 없으면 안 되는 정말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 본인이 연기한 장면 중 가장 만족한 장면은요?

▲ 승희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이요. 드라마 보면서 저도 같이 울었어요. 이때는 좀 뿌듯했어요. 그런데 아직 어색하고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 “‘마마’ 덕분에 사춘기를 잘 보낸 것 같아요”

- 실제로 사춘기 때라 ‘마마’를 찍으면서 사춘기를 보냈겠어요.

▲ 울거나 화내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루를 연기하면서 사춘기를 잘 보낸 것 같아요. 평소에 엄마와 얘기도 많이 하고요.

- 원래 성격은 어떤가요? 굉장히 바르다는 느낌이 들어요.

▲ 감독님이 엄마한테 “아들을 너무 착하게 키우셨네요” 하셨대요. 저는 활발하고 밝은 편이에요. 친구 사귀기도 좋아하고요. 움직이는 걸 좋아하거든요. 오늘은 학교 체육대회가 있는 날인데 우리반이 계주 꼴등했대요. 으윽.

- 체육대회 나갔으면 잘 했겠네요.

▲ 저 나갔으면 꼴찌 안 했을 것 같은데. 예전에 고양시 초등학생 대상 육상에서 예선 1등을 한 적도 있어요.

- '마마'에 나오는 친구들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찬영 군은 어떤가요?

▲ 공부에 대한 고민은 없어요. 학교 수업시간과 학원에서 공부하는 게 다예요. 학교, 학원에서 하니까 저는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하는데 엄마는 그걸 못 보시니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세요.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험 성적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평균점수가 이 정도면 공부 더 안 해도 괜찮은 것 같은데…. 히히. 스트레스는 친구들과 축구같은 운동으로 풀어요.

- 축구를 좋아하나 봐요.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요?

▲ 원래는 축구선수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우는 친구들과 경기를 한 번 해봤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페르난도 토레스(AC밀란)를 좋아해서 축구 게임할 때 캐릭터로 꼭 영입해요.

 

◆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연기에 관심, 롤모델은 ‘공유’

-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 제가 사람들을 웃기고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니 그런 분들이 나왔어요. 엄마에게 나도 저렇게 해 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해 보라고 하셨어요. 연기학원을 1년 다니고 잠깐 쉬는 동안에 오디션을 봐서 드라마 ‘몬스타’, 영화 ‘이쁜 것들이 되어라’에 출연하게 됐어요. 그때 저를 보시고 지금 회사에서 연락을 주셨고요.

- 어떤 형, 누나처럼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나요?

▲ 공유 선배님이요. ‘마마’ 감독님이 그루의 성격과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공유 분) 성격이 비슷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재방송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영화관에서 동생이랑 ‘용의자’를 봤는데 액션 연기도 잘 하시고요. ‘지붕킥’에서는 최다니엘 선배님이 좋았어요. 잘 생기셨고, 웃음도 주면서 진지한 연기도 하셔서요.

- 앞으로 연기를 계속 할 생각인가요?

▲ 네. 연기도 재밌고, 선배님들 뵙는 것도 재밌고. 촬영하면서 여러 장소도 다니고요. ‘마마’를 하면서 제주도에 처음 가봤어요. 아직 연기를 얼마 안 해봐서 다양한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여러 연기를 해보면서 저에게 어울리는 역을 찾아가고 싶어요. 올해에는 ‘마마’를 찍었고 영화 ‘소녀괴담’과 ‘맨홀’이 개봉했어요.

- ‘소녀괴담’과 ‘맨홀’은 볼 수 있는 나이가 안 되죠?

▲ 네. 나이가 어려서 시사회에도 못 갔어요. 6년 후에 나이가 되니까 그때 꼭 볼 거예요.

 

[취재후기] 대부분의 아역 배우들이 어린 나이에 철이 든 느낌이라면, 윤찬영의 경우는 철이 들었기보단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 아래 바르게 자라온 듯했다. 인터뷰를 마치자 휘핑크림을 가득 올린 음료를 마시고 빨대 껍데기를 접어 종이 벌레를 만들고 노는 모습은 여느 중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또래의 아역배우 형과 놀러가고 싶다는 말에 동석한 어머니가 고민하자 “형은 키가 커서 괜찮은데!” 한다.

“형 키가 180센티미터거든요. 저도 그렇게 컸으면 좋겠어요. ‘마마’를 찍으면서 10센티미터가 컸어요.”

키만큼이나 기대되는 윤찬영의 성장. ‘그루오빠’의 미래는 밝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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