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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미스터 제로' kt위즈 김재윤, 그를 키우는 사령탑의 무한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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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미스터 제로' kt위즈 김재윤, 그를 키우는 사령탑의 무한 신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15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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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4경기 10세이브, 평균자책점 0, 이닝 당 출루허용율(WHIP) 0.57.

전문 투수 3년차 kt 위즈 클로저 김재윤(27)의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팀의 마무리를 맡은 김재윤은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끝판 대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15일 NC 다이노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김재윤에 대한 김진욱 kt 감독의 속내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마인드와 역할 등 더 책임감도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kt 위즈 김재윤은 김진욱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특급 마무리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투수 출신 사령탑으로서 김 감독이 중시하는 것은 신뢰였다. 그는 “마무리가 블론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동료들이 얼마나 그 투수를 믿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믿음직한 마무리가 등판하면 벤치에서도 그에 따르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김)재윤이는 지금 그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그를 향한 김 감독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나아가 김 감독은 김재윤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잔뜩 갖고 있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김재윤이 투수로 본격적으로 전환한 것은 kt에 입단한 이후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시즌 중간계투로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4.23으로 가능성을 내비치더니 지난해 중반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옮겨 바꿔 8승 1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팀의 주전 클로저로 자리 잡고 순항하고 있다. 14경기 12⅓이닝 동안 6안타와 사사구 1개만을 허용하며 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단 1실점, 그것도 비자책점. 평균자책점은 0이다.

속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만을 사용하지만 최고 구속 150㎞ 초반 대에 이르는 묵직한 속구와 우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휘어지기도 하고 땅에 박힐 정도로 큰 낙차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상대 타자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포수 출신의 김재윤은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아내는 데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대 타자의 심리를 읽는 것에 과거의 경험을 잘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 덕분에 탈삼진은 많지 않지만 사사구가 단 1개에 불과할 정도로 불필요한 볼이 적다.

▲ 포수 출신 김재윤(왼쪽)은 유리한 볼 카운트를 이끌어 가는데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구원왕 경쟁자들에 비해 적은 투구수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이닝 당 평균 투구수는 12구. 11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NC 임창민이 14구, 공동 3위 김세현(넥센 히어로즈)과 신정락(LG 트윈스, 이상 8세이브)이 각각 17구, 16구를 던지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에 들른 김재윤을 부르더니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 훈련(?)을 시켰다. 김 감독은 마무리다운 당당한 포즈로 팔짱을 끼고 인터뷰에 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다 이렇게 한다는 것.

감독의 지시를 따르기는 했지만 김재윤은 팔짱을 끼고도 연신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김재윤은 지난해와 또 다르게 경험이 생기며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선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김재윤이 아직은 베스트가 아니라고 더욱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김진욱 감독이 직접 질문을 던졌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로 구종이 2개인데 다른 공을 던져볼 생각은 없나”라고 물음에 김재윤은 “스플리터를 연습 중이다. 긴박한 적이 많아 아직 실전에서는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사용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김재윤에게는 하루하루가 즐거운 모양이다. 그는 “팀 분위기도 좋고 하루하루가 재밌다. 마무리로서 부담감은 안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며 “타이틀 욕심은 당연하지만 구체적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작년보다는 (세이브를) 많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김진욱 감독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김 감독이 “선발투수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나”라고 말하자 김재윤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일단 고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김재윤이 없는 kt의 뒷문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김 감독의 마음이 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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