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09:48 (금)
애런 저지 누가 저지하나, 벨린저도 사노도 들러리였다 [메이저리그 홈런더비]
상태바
애런 저지 누가 저지하나, 벨린저도 사노도 들러리였다 [메이저리그 홈런더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7.11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가 왕이다. 메이저리그(MLB) 홈런 선두(30개) 저지가 홈런더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 괴물을 누가 ‘저지’할 수 있을까.

애런 저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 파이널에서 11개의 대포로 10개에 그친 미구엘 사노(미네소타 트윈스)를 제치고 우승자로 우뚝 섰다.

클래스가 달랐다.

저지는 홈런더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밀어치는 홈런(우중월, 우월)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501피트(152m), 세미 파이널에서 513피트(156m) 등 초대형 아치도 그렸다. 깎여 맞은 것 같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중계진의 탄성을 자아냈다.

저지는 결승에서 무려 2분 17초나 남기고 사노의 10개와 동률을 이뤘다. 사노는 패배를 직감한 듯 일찌감치 일어났다. 결국 1분 56초를 남기고 가운데 담장 너머로 빨랫줄 타구를 날렸다. 싱겁기 그지없는 홈런더비였다.

앞선 세미 파이널도 승패가 쉽게 갈렸다. 아메리칸리그의 슈퍼 루키 저지와 내셔널리그의 최고 신인 코디 벨린저(LA 다저스)가 격돌해 초미의 관심을 끌었으나 저지는 1분이나 남기고 벨린저의 12개를 추월했다.

1라운드가 압권이었다. 안방 팬들의 기를 받은 저스틴 보어(마이애미 말린스)가 1라운드 최다 기록인 22개를 때려 승부가 기운 듯 보였다. 그런데 저지는 말린스 파크 천장을 직격하는 등 괴력을 뽐내 보어의 22개를 넘어섰다.

보어도 벨린저도 사노도 저지의 들러리였다. 현지 중계진은 ‘All Rise(일동 기립)’이라는 팬들의 플래카드를 잡았다. 저지의 영문명(judge)은 판사(judge)와 같다. 미국 법원에서는 판사(Judge)가 입장할 때 ‘All Rise’라 한다.

저지는 트로피를 받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기 모이신 팬들이 홈런 쇼를 즐기셨길 바란다. 성원 덕에 기뻤다”며 “1라운드가 고비였지만 그저 홈런더비를 즐기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 편히 임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계속해서 즐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홈런더비 챔피언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 16개)이 1라운드에서 저지의 팀 동료 개리 산체스(17개)에 일격을 당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스탠튼이 타구 비거리나 속도에서 저지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저지는 레전드 조 디마지오의 전반기 신인 최다 홈런(29개)을 넘었다.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의 은퇴로 공허해진 양키스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조건을 모두 갖췄다. 홈런더비까지 정복했으니 그 인기는 스포츠를 넘은 신드롬으로 번질 게 확실해 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