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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최종예선 1골 '야누스' 손흥민, 신태용 감독 활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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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최종예선 1골 '야누스' 손흥민, 신태용 감독 활용법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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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토트넘 핫스퍼에서 펄펄 날던 손흥민(25)은 태극마크만 달면 작아지곤 한다. 과연 같은 선수가 맞나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리스신화에서 두 얼굴을 갖고 있다는 야누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엔 다를까.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대표팀에 복귀해서는 다시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에 시선이 쏠린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달 콜롬비아(10일), 세르비아(14일)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며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손흥민(오른쪽)이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득점포를 예열한다. 이번에는 화끈한 돌파와 슛으로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Q DB]

 

먼저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 가능성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투톱으로 나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두 경기를 TV 중계로 보며 많은 힌트를 얻었다. 받쳐주는 선수가 누가 있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줄곧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과거 함부르크, 레버쿠젠 시절부터 시원한 돌파에 이은 강력한 슛이 일품이었고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시절에 비해 토트넘 핫스퍼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러한 공간이 많이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뛰어난 능력을 갖춘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렝기 살아나며 지난 시즌 21골을 폭발시킬 수 있었다.

그렇기에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인 경기력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도르트문트와 같이 강한 팀을 만나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상대를 위협하던 손흥민이 아시아 약체들과 대결에서도 전혀 기를 펴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손흥민은 단 한골을 넣는데 그쳤다.

오히려 비슷한 전력의 상대와 맞붙을 때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는 틈을 파고들어 빠른 스피드로 수비를 허무는 손흥민이지만 작정하고 라인을 내리고 경기에 나서는 팀들을 상대로 손흥민은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많은 기대로 인해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뒤따랐다.

이같은 점 때문에 토트넘에서도 스리백을 사용하며 공격 자원을 3명만 활용할 때는 케인, 알리, 에릭센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최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투톱 카드를 꺼내들며 손흥민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호쾌한 논스톱 슛을 날려 리버풀을 격침시키는데 일조했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컵 대회에서는 케인이 없는 가운데서도 2어시스트를 올렸다.

 

▲ 신태용 감독이 30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음달 맞붙는 콜롬비아, 세르비아는 최종예선 때와 달리 한국을 상대로 라인을 내리고 플레이할 이유가 전혀 없는 팀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보더라도 한국은 62위인 반면 콜롬비아는 13위, 세르비아는 38위로 훨씬 높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럴 경우 손흥민의 측면 공격 활용이 최종예선 때와 달리 빛을 발할 수 있다. 혹은 그러한 전술이 잘 먹혀들지 않을 경우 손흥민을 최전방에 위치시킬 수도 있다. 원톱 혹은 이근호(강원FC),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등과 함께 투톱을 이룰 수도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많은 부담을 안 가지는 않을 생각이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대표팀의 대들보 역할을 한 박지성은 주장을 맡아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도 도맡았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이 더 좋아진다면 손흥민이 아니라 막내에게도 주장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우리가 어느 선에서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 소집 기간이 길지 않기에 획기적으로 바뀌긴 쉽지 않다. 이제는 좋아질 모습이 무엇인지 스스로 느껴야한다. 대표팀에 3~4일 동안 모여 실력이 확 좋아질 수는 없다. 어느 팀과 붙더라고 쉽게 지지 않는 모습으로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 죽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력과 외부적인 요인들로 사면초가에 놓인 대표팀과 신태용 감독이다. 신 감독의 각오에서 결의가 느껴졌다. 그는 “우리나라 축구 수준이 세계 최정상급은 아니다. 희망을 볼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힘들었던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으니 좀 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대표팀은 경기력 부진 논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가장 골똘히 연구하고 있었다. 대표팀에서도 환골탈태한 손흥민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을까.

대표팀은 다음달 6일 수원 라마다호텔에 소집돼 오후 5시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다. 이 훈련에서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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