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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홍보대사 된 BJ 감스트, 야심찬 포부와 민망함 사이 해결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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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홍보대사 된 BJ 감스트, 야심찬 포부와 민망함 사이 해결할 숙제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28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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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K리그 홍보대사라는 막대한 책임감을 안게 된 아프리카TV 인기 BJ 감스트(본명 김인직)의 각오는 결연했다. 그러나 취재진과 각 구단 선수, 감독으로 구성된 현장 참가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 부분이 감스트가 짊어지고 갈 책임감과 목표다.

감스트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전날 이 같은 소식이 공개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신선하다는 평과 왜 감스트여야 하는가하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 아프리카TV BJ 감스트(왼쪽)가 27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으로부터 K리그 홍보대사 위촉증을 전달받고 있다.

 

감스트는 앞서 “K리그를 잘 보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최근엔 K리그는 보지 않고 해외 축구만 골라보는 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을 밝힌 그를 굳이 홍보대사로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들었다.

K리그1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그의 홍보대사 위촉식이 있었다. 현장 한 켠에는 아프리카TV로 생중계되고 있는 그의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팬들은 감스트가 당황하는 것까지도 하나하나 재미를 느꼈다. 그러나 각 팀의 감독, 선수들, 취재진으로 구성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우선 그의 존재를 제대로 아는 이가 적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관제탑 댄스를 무반주로 추며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폭발적인 반응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현장의 분위기는 다소 초반보다 풀렸고 그의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뻘쭘한 분위기까지 모두 재미 요소로 생각했다.

감스트는 민망한 상황이 이어지자 “몰래카메라 아니냐”며 “지금도 의심된다”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으로부터 건네받은 감스트는 “K리그 홍보대사에 임명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홍보대사를 해보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말했는데 정작 이렇게 되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감스트의 말 속에서 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그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는지, 기대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공약이라기보다는 포부다. K리그에 관심을 가지고 중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린 친구들이 게이머와 게임 프로는 많이 알지만 K리그 선수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학교에 가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감스트가 K리그 홍보대사로서 행해나갈 공약을 밝히고 있다.

 

감스트는 2016년 아프리카TV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축구 콘텐츠를 바탕으로 4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된다면 한 달에 한 두 번 직관(경기장을 직접 찾아 관전하는 것)을 해서 콘텐츠를 만들겠다”며 “팬들을 이벤트 성으로 같이 데려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각 팀마다 선수들 인터뷰도 하고 영상 콘텐츠 만들어 K리그가 발전할 수 있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던 팬들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점이 연맹이 기대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축구 덕후’로 알려진 가수 박재정은 활발히 활동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고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진행을 하기도 했다. 축구 팬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다만 외부로부터 K리그에 관심을 모으는 역할은 부족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연맹은 이러한 역할을 할 사람을 찾았고 감스트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800만 관중 시대를 구가하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와 달리 K리그는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를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감스트는 “니가 왜 홍보대사냐는 문자를 많이 받았고 좋지 않은 반응도 많이 있었다”면서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를 그렇게 잘 아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바꿔놓으면 되기 때문에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K리그에 대해 잘 모른다는 부분은 그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현장에서 나온 FC서울 고요한에 대한 질문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감스트는 지난해 9월 축구 대표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고요한을 향해 거센 비판을 했고 감스트의 팬들은 고요한의 SNS를 찾아가 악플을 달기도 했다.

이에 고요한은 “나만 욕했으면 좋겠다.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를 향한 비난은 멈춰달라”고 괴로워했다. 감스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만날 기회가 있다면 직접 뵙고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감스트의 공약을 들으며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그는 “말만 그럴 듯 한 것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이를 실천한다면 지금껏 홍보대사들로부터 기대할 수 없었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연맹의 이번 결정이 어떤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공식 홍보대사로서 첫 일정은 순조롭지만은 않았지만 감독들과 선수들, 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이제 그의 활동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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