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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빙속 중장거리 첫 메달 꿈꾸는 16세 박지우의 '평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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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빙속 중장거리 첫 메달 꿈꾸는 16세 박지우의 '평창 드림'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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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3000m 주종목, 17년 묵은 3000m 한국기록 1초차 근접

[스포츠Q 박현우 기자] 그동안 한국 빙상은 쇼트트랙이 중심이었다. 동계올림픽에서 수차례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실패에 그쳤고 쇼트트랙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상화(25·서울시청)의 등장으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아직까지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상화를 중심으로 한 단거리만 강세다. 이상화는 500m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만 1000m로 늘기만 해도 순위가 밀린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새로운 기대주 박승희(22·화성시청)도 단거리인 1000m를 주종목으로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장거리에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했다. 한국 여자선수 최로로 올림픽 중장거리 메달을 따겠다는 당찬 야심을 품고 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지우가 지난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및 종합선수권대회 여자부 30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아직 16세의 나이임에도 성인 선수들과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내년에서야 고교 2학년이 되는 박지우(의정부여고)다.

박지우는 지난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69회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에 나서 첫째날 500m에서 3위(41초74)에 오른 것을 비롯해 3000m에서 4위(4분27초03)를 기록했다. 또 박지우는 24일 벌어진 1500m에서 4위(2분07초07)에 오르며 쟁쟁한 성인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이석규 감독 "평소보다 저조…내년 대표팀 입성 노린다"

그런데 의정부여중 시절부터 박지우를 지도했던 이석규(39) 감독은 영 만족스러운 표정이 아니다. 여고생이 성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을 거뒀지만 평소보다 저조했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4일 전 동계체전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는 3000m에서 더 빠른 기록을 냈고 500m도 이보다 더 빨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지우는 지난 19일 열린 제96회 동계전국체전 경기도 대표선발전 3000m에서 4분23초42로 대회기록을 6초나 앞당겼다. 이에 비해 4초가 덜 나왔으니 감독으로서는 불만족스러울 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불만족은 이 감독이 박지우를 크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지우가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및 종합선수권대회 여자부 3000m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 감독은 박지우에 대해 "다음 시즌 대표팀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큰 재목임을 숨기지 않는다. 박지우의 고교 선배인 김유림(24·의정부시청)도 "실력은 성인선수에 뒤지지 않는다"며 8년 어린 후배 칭찬을 거들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박지우를 눈여겨보고 있다. 박지우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집중육성하는 유망주팀인 '평창 올림픽팀'에 포함돼 지난 9월 해외 전지훈련에도 참가했다. 박지우는 참가선수 중 김민지(14·염광중)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선수였다.

◆ 성인선수들과 대결 "대표선수들 볼 수 있어 좋아"

아직 어린 나이지만 성인선수들과 대결하는 것에 대해 박지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박지우는 "아주 좋다"며 기뻐했다.

박지우는 "대표급 선수들은 항상 해외에 나가 있어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며 "이런 대회에서는 같이 뛰고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렇게 하나하나에 눈을 크게 뜨는 것이 바로 박지우 최대의 장점이다.

이 감독은 "지우는 파이팅 넘치고 근성이 있다. 멘탈이 아주 좋다"며 "스케이트를 즐겁게 타고 긴장하더라도 내색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박지우도 "감독님이 긍정적인 정신자세를 많이 칭찬해주신다"고 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아직 더 보완할 점이 있다. 이 감독은 "아직 스케이트를 타는 자세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 평창 올림픽팀으로 선발돼 에릭 바우만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박지우도 "바우만 감독님이 파이팅을 넣어주시면서 동시에 자세 조정도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박지우는 "내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최초로 올림픽 중장거리 메달을 따는 선수가 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동갑 최민정 정말 잘해…나도 뒤지지 않을래요"

스피드스케이팅에 박지우가 있듯이 쇼트트랙에는 '괴물 여고생' 심석희(17·세화여고)와 최민정(16·서현고)이 있다. 이 중 최민정은 박지우와 동갑이다. 같은 나이인 만큼 어느 정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박지우는 최민정에 대해 "빙상대표가 모두 모인 한일교류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TV로 쇼트트랙 월드컵 활약을 봤는데 정말 잘탄다"며 동갑 선수에 대해 감탄해 했다. 이어 "나도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박지우에게 최종 목표는 어디일까. 그는 자신있게 '올림픽 메달'이라고 했다.

중장거리가 주종목인 박지우는 "아직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은 500m 이상화 선수 말고는 올림픽 메달이 없다"며 "최초로 한국 여자 올림픽 중장거리 메달을 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현재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 기록은 1997년 백은비(35)가 세운 4분22초02에 머물러 있다. 2006년 신디 클라센(35)이 세운 세계기록 3분53초34와는 29초나 떨어져 있다.

박지우는 16세에 백은비의 한국 최고기록에 1초차까지 다가섰다. 백은비가 한국 기록을 세운 나이는 18세, 클라센이 세계기록을 세웠을 때는 27세였다.

4년 후 평창에서 중장거리 메달을 겨냥한 16세의 박지우의 도전 레이스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빙속 사상 첫 중장거리 메달을 꿈꾸는 16세 여고생 박지우.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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