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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6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만 5명, '신데렐라 메이커' 슈틸리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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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6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만 5명, '신데렐라 메이커' 슈틸리케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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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눈으로 본 것만 믿고 선택한 선수 무한신뢰 속, 새내기 공격자원 5명 데뷔축포 퍼레이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백발백중이다. 주목받지 못했던 공격자원들이 번갈아가며 A매치 데뷔골을 넣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신데렐라 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첫 경기에서 조영철(26·카타르SC)의 전반 추가시간 선제 결승골로 오만을 1-0으로 이기고 승점 3을 챙겼다.

이날 조영철은 A매치 12경기만에 처음으로 골맛을 봤다. 원톱으로 나서 '폴스9(가짜 9번)' 역할을 담당한 조영철은 공격 미드필더 구자철(26·마인츠05)와 앞뒤로 스위칭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국 구자철의 슛이 오만 골키퍼 알 합시 몸에 맞고 나온 것을 달려들며 천금같은 골로 연결시켰다.

◆ 슈틸리케호 6경기 7골 가운데 5골이 데뷔골

슈틸리케호에서 A매치 데뷔축포를 쏘아올린 선수는 조영철뿐이 아니다. 4명이 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10일 파라과이전에서 2-0으로 이겼을 당시 김민우(25·사간 도스), 남태희(24·레퀴야)가 나란히 고대하던 A매치 데뷔골을 폭발했다.

올림픽대표팀에도 포함됐던 남태희는 국가대표팀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1년 2월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도 치렀지만 본선에는 동행하지 못했다.

2013년 11월 러시아와 평가전 이후 10개월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남태희는 A매치 13경기 출전만에 골맛을 봤다. 2013년 7월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들었던 김민우도 A매치 7경기만에 1호골을 신고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요르단전 1-0 결승골을 넣은 한교원(25·전북 현대)과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2-0 쐐기골을 신고한 이정협(24·상주 상무)은 대표팀 새내기들이다. 한교원은 지난해 9월 처음 발탁돼 A매치 3번째 경기만에 데뷔골을 기록했고 이정협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출범 후 오만전까지 치른 A매치 6경기에서 나온 7골 가운데 사우디전 상대 자책골과 이동국(36·전북)이 넣은 코스타리카전(지난해 10월14일) 골을 제외한 5골이 모두 A매치 데뷔골이었다.

최근 A매치 4경기 가운데 골을 넣지 못한 이란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모두 A매치 데뷔골이 나온 것도 의미심장하다. 3경기에서 넣은 4골 가운데 사우디 자책골을 제외한 3골이 모두 A매치 데뷔골이었다.

이쯤 되면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고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기록임에 틀림없다.

◆ 원톱 없지만 있는 공격자원 최대한 활용…선수 맞춤형 전술 적중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선수가 모두 공격자원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원톱은 없지만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 용병술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도 한몫했다. 이름값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믿었다. 남태희는 이미 카타르에서 감독 재직 시절 인연을 맺으며 인상에 뚜렷하게 남은 선수였고 조영철, 이정협, 한교원 역시 '중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닌 경기력'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그대로 밀고 나가 뽑은 선수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름값이 있는 선수를 뽑으면 그 책임은 선수에게 가게 되지만 이정협 같은 선수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며 "또 한교원은 독일 대표팀의 토마스 뮐러와 같은 선수다. 기량면에서 다른 선수를 앞선다고 할 수 없지만 열정이 있다. 이런 선수가 대표팀에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신의 선택에 맞게 한번 뽑은 선수에 대해서는 무한신뢰를 보내고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선수의 경기력이 떨어지면 이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선수 맞춤형 전술'을 쓴다. 경기력 논란이 있던 구자철이 오만전에서 '맨오브더매치'가 된 것 역시 슈틸리케 감독이 공격으로 더 끌어올려 공격력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선수를 믿고 기용하고 그 선수는 감독의 신뢰에 한껏 부응하는 선순환 효과가 대표팀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선순환 효과가 계속 되면 대표팀은 저절로 강해진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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