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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1600만달러 합의' 강정호, 해적선 승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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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1600만달러 합의' 강정호, 해적선 승선 의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1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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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중 역대 8위 규모-연봉 400만 달러 주전 유력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프로야구 출신 ‘1호 메이저리그(MLB) 야수’ 탄생이 임박했다. 강정호(28)가 해적선에 승선할 것이 유력해졌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13일(한국시간) “강정호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4년 1600만 달러(173억5000만원)에 합의했다. 5년째는 구단 옵션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연평균 400만 달러(43억3000만원)는 매우 만족스런 수준이다.

이는 피츠버그 야수 중 앤드루 맥커친, 닐 워커, 페드로 알바레스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선수단 전체를 따져도 강정호보다 많은 돈을 받는 선수는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A.J 버넷, 찰리 모튼 정도에 불과하다. 

▲ 강정호가 4년 1600만 달러의 조건으로 피츠버그와 계약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주전으로 여긴다 

강정호의 포지션 경쟁자가 될 유격수 조디 머서와 조시 해리슨은 지난해 MLB 최저 연봉 수준인 51만 달러(5억5000만원)를 받고 뛰었다. 2루수 워커가 575만 달러(62억4000만원)를 받아 내야수 중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선수단 연봉으로 7192만 달러(789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MLB 30개 구단 가운데 28위다. 빅마켓의 대표적인 구단 LA 다저스는 2억7700만 달러(3000억원)의 연봉을 썼다. 피츠버그의 3.8배에 달했다.

‘해적왕’ 매커친의 지난해 연봉이 745만 달러(80억7000만원), 이번 시즌 연봉이 1000만 달러(108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스몰마켓 팀이 총액 2100만 달러(228억원)를 한국인 내야수에게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벤치에 앉히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아시아 야수 중 버금자리, 역대 8위

강정호는 이 금액으로 사인하게 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들 중 총액 2위에 오른다. 2100만 달러(228억원)는 2001년 스즈키 이치로가 포스팅 1312만 달러, 3년 총액 2712만 달러(294억원)에 계약을 맺은 것 바로 다음이다.

내야수로만 범위를 좁히면 당연히 역대 1위다. 니시오카 스요시가 2011년 포스팅 532만 달러, 3년 900만 달러 등 총액 1432만 달러(155억원), 2007년 이와무라 아키노리가 포스팅 450만 달러, 3년 770만 달러 등 1220만 달러(13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투수까지 포함해도 톱 10. 강정호는 다나카 마사히로(1899억원), 다르빗슈 유(1085억원), 마쓰자카 다이스케(1819억원), 류현진(670억원), 이가와 케이(499억원) 이치로(294억원) 이시이 가즈히사(256억원)에 이어 8위에 오른다.

▲ 강정호가 KBO 출신 1호 야수 메이저리그가 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한국 야구의 경사, KBO 출신 데일리 플레이어의 등장 

한국 야구사의 경사가 된다. 프로야구 출범 34년 만에 마침내 KBO 출신 야수가 최고 무대를 밟는다.

국민들이 류현진의 활약에 크게 열광하는 것은 7년간 국내 무대를 평정한 선수가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류현진이 리그 최고 수준의 3선발로 거듭나 '야구꾼'들을 거침없이 요리하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낀다.

강정호는 추신수와 다르다. 추신수가 7년 1억3000만 달러(1410억원)라는 잭팟을 터뜨렸지만 그는 부산고 졸업 후 줄곧 미국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한국 야구팬들은 강정호의 성장기를 눈으로 확인했고 이제는 그가 얼마나 해낼지를 보고 싶어한다.

메이저리그는 타구의 질이 다르다고들 한다. 강한 어깨로 수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연출했던 강정호가 아름다운 MLB 그라운드에서도 실력을 뽐낼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더군다나 야수는 데일리 플레이어다. 류현진처럼 4~5일씩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일본 프로야구를 정복했던 마쓰이 가즈오와 니시오카는 처참한 실패를 맛보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경쟁자였던 도리타니 다카시(한신 타이거즈)는 일본에 남기로 결정했다. 강정호가 잘해내면 일본 내야수들의 콧대를 꺾어버릴 수 있다. 이래저래 2015 MLB는 재밌게 됐다.

피츠버그는 야구 매니아들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박찬호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때 몸담았던 팀, 류현진의 생애 첫 MLB 통산 첫승 상대, 예쁜 구장(PNC 파크)으로 알려진 정도였다. 강정호 덕에 한국인들이 '해적'들과 친해질 것 같다.

강정호는 14일 오전 11시45분 피츠버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5일부터 이틀간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메디컬체크를 받을 예정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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