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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풀리지 않는 박태환 미스터리 '3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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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풀리지 않는 박태환 미스터리 '3대 쟁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28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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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금지약물 지정 대표적 근육강화제…몰랐다는 의사 주장은 궤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박태환(26·인천시청)의 도핑 양성 반응 파문으로 한국 스포츠계가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김연아와 함께 2000년대 말부터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던 '마린보이'의 추락을 보는 것은 가슴이 아픈 대목이다.

박태환이 근육강화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들어있는 네비도 주사를 맞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를 통해 사태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궁금증을 던지는 쟁점들이 있다. '박태환 미스터리'다.

모든 것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은 깔끔하고 옆집 오빠 같았던 이미지의 박태환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검찰 수사가 나오기 전에 벌써 수많은 의문이 난무하고 있다.

박태환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국제수영연맹(FINA)의 청문회는 다음달 27일 FINA 사무국이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예정이다.

◆ 의사가 약물 성분 몰랐다는 것은 비상식적

검찰 조사를 받은 병원측은 네비도를 투약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도핑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의료계와 체육계는 네비도가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의사의 말을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네비도는 독일 B사가 제조한 동화작용제다. 단백질과 동화, 융합하는 약물이라는 뜻이다. 단백질 성분으로 구성된 근육과도 동화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근육강화제로 꼽힌다. WADA에서는 상시 금지약물로 규정하고 있다.

네비도와 그 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이 어떤 것인지,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알기 어렵지만 이 약품의 효능 가운데 하나가 근육강화라면 당연히 스포츠 선수가 피해야할 약품이라는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다.

또 의약품사전이나 약학정보원의 정보에는 "이 약을 사용함으로써 도핑 시험에서 양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를 전문가가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과 교수는 28일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근육강화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품, 그것도 스테로이드계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들어있는 약품이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얘기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모두가 나서서 의사에게 거짓 변명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정리했다.

또 조태욱 대한체육회 스포츠의과학부장도 "가장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약물인데 의사가 도핑 약물인지 몰랐다는 것은 매우 의심쩍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 9월초 시료는 양성, 아시안게임 기간은 음성?

FINA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을 보이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음성을 보인 것도 의문의 대상이다. 시기상으로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뒤이기 때문에 9월초에 실시됐던 FINA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판정이 나와야 정상이다.

네비도는 체내에 축적이 이뤄지지 않는 약품이어서 계속 주사받은 수준이 아니었다면 9월초 양성, 며칠 뒤 음성이라는 판정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약의 사용방법을 보면 체내에 축적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10~14주마다 주사한다고 되어 있다.

◆ 대표 선수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관리는

박태환에게 네비도를 주사한 병원은 대한체육회의 지정병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중대한 국제 대회를 앞두고 선수가 개인적으로 지정병원이 아닌 곳에서 진료를 받아도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조태욱 부장은 "대표선수가 국제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어느 병원만 이용해야 한다거나 지정병원에서만 진료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며 "선수가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그 결과를 보고할 의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대한체육회는 KADA와 함께 선수에 대한 꾸준한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조 부장은 "이용대 사건과 관련해 도핑을 해서는 안된다는 홍보, 소재지 정보 교육 등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전지훈련에도 찾아가 교육하고 심지어 문자메시지까지 보낸다"며 "이런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로 선수들의 반도핑에 대한 인식과 경각심은 갖고 있다. 또 종합 대회 전에는 검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핑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 박태환이 네비도라는 약물 이름만 들었더라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조태욱 부장은 "워낙 금지약물이 많기 때문에 의학지식이 없는 박태환이 네비도라는 약물 이름만 듣고서는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만 박태환 소속사에 의료 트레이너가 별도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의사가 어떤 약을 처방하는지를 알았다면 거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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