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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③ '코리아 하이파이브'가 손맞잡은 즐거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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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③ '코리아 하이파이브'가 손맞잡은 즐거움의 가치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5.02.05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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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형 스포츠클럽서 농구 배우는 아이들 "스포츠 하는 이유? 재미있으니까요"

[수원=스포츠Q 글 임영빈·사진 최대성 기자] 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 내 농구코트에서 9명의 초등학생들이 코트를 뛰어다닌다. 자그마한 손으로 공을 튕기며 패스받을 동료들을 찾고 상대를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은 여느 성인들 못지않았다.

코트 위 아이들은 표정부터 생기가 넘쳤다. 때로는 바닥을 구르기도 하고 공을 차지하기 위해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조문주(52) 강사의 콜이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때로는 파울을 선언하고 아이들에게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면서 엄격히 경기를 진행해나갔다.

경기를 치르면서 그는 쉼 없이 아이들을 향해 칭찬과 격려를 잊지 않았다. 슛을 성공시켰을 때뿐만 아니라 다소 어설프더라도 동료들을 배려하고 득점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을 더 강조했다. 아이들도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경기에 집중했다.

‘즐거우면서 기본에 충실한 농구’라는 명제에 충실한 그의 지도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농구의 즐거움을 체득하게 했다.

▲ 농구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공을 들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코리아 하이파이브 클럽에서 일주일에 두차례 농구를 지도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표정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 그저 농구가 좋은 소년, “친구들과 계속 농구하고 싶어요”

지난해 4월부터 클럽에서 농구를 하고 있는 조형준(12·매화초)군은 어느덧 9개월째 방과 후 클럽에서 농구를 즐기고 있다. 농구를 선택한 이유로 “단지 농구가 좋아서”라고 답했다.

그는 “농구가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간날 때마다 한다. 10개월 전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 146cm였는데 지금은 154cm로 더 커졌다”고 자랑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농구를 좋아한다는 조 군은 “클럽에 다니기 전부터 혼자서 종종 농구를 했다”며 “이곳에서 친구들과 농구를 함께 하니 더 재밌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5학년으로 올라가는 초등학생이지만 강사들의 지도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 군은 “조문주 선생님이 우리를 잘 가르쳐 주신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큰 소리를 낼 때는 우리가 산만해서 집중을 못할 때뿐”이라며 “농구에 대해서만큼은 우리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농구를 즐기면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살이 빠지고 친구들과 교감이 늘었다”며 “앞으로도 친구들과 계속 농구를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오랫동안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것. 엘리트 지상주의가 놓쳤던 스포츠의 소중한 가치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 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지도하고 있는 조문주 강사(오른쪽)가 학생들에게 슛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 천차만별 개성만점 아이들, 농구로 하나되다

아이들에게 레이업 슛을 지도하던 조문주 강사는 정미라 강사와 교대 후 “이곳의 아이들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성격도 제각각이고 실력 편차도 크다”고 클럽에 모인 아이들을 소개했다.

또 그는 “클럽에서 경험을 쌓은 아이들의 경우 기술 습득 속도가 빠른 반면 운동신경이 없어 그 속도가 느린 아이들도 있다”며 “아이들을 보면 이기심, 잘난 척, 소심성 등 정말 다양한 특성을 가진 것을 볼 수 있다”며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제각각인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자신의 단점을 고쳤다. 또 개개인별 발전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실력은 다들 꾸준히 늘고 있다”고 뿌듯함을 표현했다.

조문주 강사는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칠 때 농구를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경기 때마다 유연하게 룰을 적용한다. 그는 “아이들의 부상과 감정싸움 방지도 중요하다”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남녀 모두 경기를 즐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를 들었다. 조 강사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경기를 하면 공을 잡을 기회가 아예 없다”며 “여학생이 공을 림 그물에 맞추기만 해도 6점을 부여하는 규칙을 적용하니 자연스레 남학생들이 패스를 해주며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 농구를 배우는 학생들이 조끼를 입고 미니게임을 하고 있다. 실력이 개성만큼이나 천차만별이지만 클럽에서는 규칙을 조금씩 바꿔가며 모두가 즐겁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 ‘체육(體育)’ 클럽에서 진정한 의미를 되찾다

조문주 강사는 “어릴 때부터 농구를 배우며 성장한 아이들은 계속 농구를 즐긴다”며 “아이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언제든 자연스레 농구공을 들고 코트로 향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스포츠를 통한 교육의 강조성도 역설했다. 그는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 모두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탈선을 저지르지 않는다”며 “농구를 배우며 성장한 아이들은 쉽게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소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남자아이들의 경우 어렸을 때 기본 폼을 배우지 않으면 실력 향상이 어렵다”며 “어릴 때 기본을 탄탄하게 다진 아이들이 실력도 금세 늘고 오랫동안 농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재능의 유무에 상관없이 즐기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조문주 강사는 "클럽에 오는 아이들 중 재능이 없는 아이도 물론 있다"며 "그런 아이에게 부모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문주 강사(가운데)와 학생들이 농구공을 들고 점프를 하고 있다. 재능과 성적이라는 잣대에서 벗어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어야만 진정한 체육의 의미가 구현될 수 있다.

◆ 한국 클럽 스포츠 문화, 저변 확대가 더 필요하다

현재 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즐기는 학생들 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클럽의 문을 두드렸으나 이내 발길을 돌렸다. 조문주 강사는 그 이유로 어려운 가정형편과 방과 후 학원문제를 들었다.

그는 “친구와 함께 몇 차례 클럽을 방문해 농구를 즐긴 아이가 있었다”며 “아이에게 클럽 가입을 권유했으나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음껏 뛰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기에.

조문주 강사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주말 농구교실을 운영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방과 후 농구를 가르치고 있다. 그가 체험한 학교체육 현실은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조 강사는 “의외로 농구 자체를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방과 후 바로 학원으로 직행한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논어에서는 말한다.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재능과 성적의 좁은 잣대를 벗어나 진심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저변이 확대돼야 진정한 체육의 의미가 구현될 수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 코리아 하이하이브가 어린 회원들과 손맞잡은 현장에서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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