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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0) 신촌타이거즈 버스커 출신 '편견' 깨고 '자유 음악'으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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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10) 신촌타이거즈 버스커 출신 '편견' 깨고 '자유 음악'으로 날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2.1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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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10번째 주인공은 버스커 출신의 밴드 신촌타이거즈다.

2인조(보컬 유민재, 작곡·연주 서동민) 밴드 신촌타이거즈는 인디신에서 활동 중인 다른 정통 밴드들과 달리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버스커 출신으로 주류 인디레이블에 발탁돼 올해 정식 데뷔를 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현재 수년째 길거리에서 버스킹 밴드를 해오던 경험을 바탕으로 1집 싱글앨범 '쌔끈빠끈'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 버스커 출신의 신촌타이거즈는 버스킹의 자유로운 정신에 자신들만의 창의성을 담아 개성 넘치는 음악 세계를 열어 가고 있다.

◆ 정통 버스커 출신의 밴드 특이한 이력

신촌타이거즈의 데뷔과정은 쉽지 않은 이야기다. 버스킹 밴드가 주류 레이블을 만나 앨범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음악생활을 한다는 것이 확률상으로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신촌타이거즈의 특이한 데뷔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버스킹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였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버스킹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사전적 해석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버스킹 문화를 주도하고 음악 활동을 하는 이들은 '버스커'(거리의 악사)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각종 지역 축제의 증가와 UCC의 일상화가 버스킹 확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버스커들은 정확한 공연 장소나 틀이 얽매이지 않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전문성보다는 음악적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이유로 버스킹 출신 음악가들은 정식 데뷔는 고사하고 앨범 발매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정통 버스커 출신으로 그나마 주류신에서 인정받은 밴드는 '버스커버스커' 정도다. 하지만 이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데뷔였을 뿐 음반사를 통한 정식 데뷔는 하지 못했다.

버스킹 밴드들의 정식 데뷔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나 신촌타이거즈는 클럽공연의 병행 등의 방법으로 이런 현실을 돌파하고 정식 앨범 발매와 인디신과 주류신의 동시데뷔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이들이 몸담은 발전소라는 레이블은 가수 장혜진이 대표로 있는 메이저 규모의 회사다. 신촌타이거즈는 큰 기회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버스킹으로 홍대와 이대 등에서 유명한 밴드였어요. 하지만 버스킹만으로는 활동의 제약이 많았어요.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문제였죠. 제대로 된 음악을 하기 쉽지 않았죠."

"그래서 우리는 버스킹 공연을 다른 인디밴드들처럼 클럽에서도 하자고 생각했죠. 결국, 클럽공연을 시작했고 현재 소속사 관계자분에게 발탁되면서 정식 데뷔의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신촌타이거즈-신촌에서 사는 남자들이 음악으로 마음의 호랑이(분노)를 다스리겠다는 포부를 담은 팀 명이다.

 

◆ 장르를 파괴한 신촌타이거즈 "우리는 인디도 대중밴드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죠"

신촌타이거즈는 버스커 출신답게 본인들 자신을 인디도 대중밴드도 아닌 열려 있는 밴드라고 말하고 있다. 결성부터 자유롭게 시작된 이들에게 장르나 출신은 중요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냥 자유롭게 노래하고 이를 대중들이 즐기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가 신촌타이거즈를 결성한 계기는 자유롭게 음악을 해 보고 싶어서였죠. 하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각자 20세에 대구와 김해에서 올라와 막연히 음악을 공부하면서 정식적인 루트를 통해 활동하겠다는 생각이 어디 쉬웠겠어요? 결국, 길거리를 선택한 거죠."

"힘겨웠던 버스커 생활이었지만 즐거웠어요. 우리만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죠.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수년간 버스킹을 하다 보니 음악적으로도 경계가 무너지더라고요."

자유라는 이름 아래 음악 활동을 시작한 신촌타이거즈는 자연스럽게 밴드의 색깔을 잡는 데도 성공했다.

"신촌타이거즈는 장르에 상관없이 마초 밴드로서의 모습과 감성적인 멜로디를 보여주자는 큰 목표를 잡았어요. 그렇다 보니 우리는 인디신과 주류신의 경계에 항상 걸쳐 있는 밴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인디냐 주류냐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아요. 어떤 음악을 대중에게 가장 가깝게 들려드리느냐는 고민만 생각합니다."

 

◆ 1집 앨범 '쌔끈빠끈' '정치적 논란'에 대해 입 열다

신촌타이거즈는 올해 2월 2일 정식 싱글앨범을 발매했다. 수년간 버스커 생활을 해오면서 쌓아온 음악적 색깔을 이번 앨범에 담는데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예상된 시나리오와 의외의 음악적 색깔이 공존하는 앨범이었다. 버스커 출신다운 자유가 느껴졌다. 반대로 버스커 답지 않은 사운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곡은 장르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어요. 버스커 밴드 하면 단순한 통기타 음악 등을 생각하시죠, 하지만 우리가 이번 앨범에 담은 음악은 얼반과 얼터너티브 록적인 성향을 담아냈죠. 자유와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곡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다룬 것 아니냐는 '정치적 논란'이다. 실제 이들의 곡 '쌔끈빠끈'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처럼 들리는 코러스를 가지고 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온라인 등지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신촌타이거즈는 전혀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싱글 앨범 곡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름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들이었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정치적 의도는 1%도 없었다는 겁니다. 전혀 정치색은 없어요. 단순히 곡의 후렴 부의 발음이 비슷해서 벌어진 일이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어요. 참고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사랑합니다." (웃음)

 

◆ 신촌타이거즈의 목표 "각자의 음악적 역량을 섞은 다채로운 음악 어디서든 하고 싶어"

비록 오랜 시간 길거리에서 활동해왔지만, 신촌타이거즈는 이제 정식 밴드로서 첫 단추를 꿰어 넣은 신인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들은 남다른 음악적 목표와 희망을 품고 있었다.

"무척 우리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는 편이에요. 음악적으로 말이죠. 서로 추구하는 음악적 색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여러 장르를 통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거죠."

"우린 록 장르 뿐만이 아니라 댄스, 발라드, 랩, 힙합, 리듬 앤드 블루스 등의 장르에서도 영감을 받고 있어요. 하나로 국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좋은 음악들 사이에서 좋은 부분을 따와 완벽한 곡을 만들 겁니다."

"결국, 신촌타이거즈는 이런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음악을 들고 전국 어디서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유랑 단 같은 밴드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활동무대가 홍대신으로만 국한되지 않을 겁니다. 거리에 상관없이 대중들이 원하면 어디든 갑니다."

"이것이 버스커 출신 밴드 신촌타이거즈의 최고 목표인 것 같아요." (웃음)

▲ 유민재

◆ 버스커 출신 밴드 신촌타이거즈 버스킹-버스커를 말하다

음악적 이야기를 나누던 신촌타이거즈는 인터뷰 말미 버스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겠다고 자청했다. 버스커들에 대한 편견과 현실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었다.

"버스킹에 대한 인식이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인디신에서도 버스커 출신이라고 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집단으로 취급하고 있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도 우리만의 색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고 음악적인 능력도 스스로 키우고 있죠. 다만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부분은 인정해요."

"이런 편견을 깨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정신 데뷔를 원하는) 버스커들도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음악적으로나 공연적으로요."

▲ 서동민

"특히 공연적인 부분에서 버스커들이 가진 특색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버스커는 매일 다른 관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하는 라이브 능력을 갖췄죠. 이런 능력을 통해 정식 무대에서도 일반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버스커 출신 뮤지션들이 이런 장점만 잘 살릴 수 있다면 우리나라 모든 음악신에서 우리 버스커들을 좀 더 관심이 있는 눈으로 지켜볼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의 지원도 있을 수 있겠죠.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하시고 있는 버스커 분들 힘내십시오." (웃음)

▲ 신촌타이거즈 버스킹 공연 모습. [사진=발전소 제공]

[취재 후기] 음악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버스커에 대해 편견이 존재한다. 이들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신촌타이거즈를 본다면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신촌타이거즈는 그동안 길거리를 주 무대로 삼아온 밴드답게 자유가 있었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새롭고 창조적인 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음악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신촌타이거즈가 버스커라는 특색을 살려 우리나라 음악신에 획을 긋는 밴드가 되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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