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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돌아온 캡틴 이은비가 외치는 '팀 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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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돌아온 캡틴 이은비가 외치는 '팀 퍼스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24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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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개발공사전서 8골, 핸드볼코리아리그 마수걸이승 기여…"올림픽 보다는 리그에 집중할 것"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잠시 코트를 떠났던 이은비(25·부산시설관리공단)가 화려하게 비상했다.

2012년 은퇴 후 이듬해 복귀한 뒤 세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이은비는 주장을 맡으며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동안 남모르게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핸드볼에만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이은비는 지난 22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15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경남개발공사전에서 8골을 터뜨리며 팀의 33-24 승리에 기여했다. 팀 내 최다골을 터뜨린 이은비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 이은비가 22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15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경남개발공사전에서 상대 수비를 비집고 슛을 날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시즌 첫 승을 챙긴 부산시설관리공단은 1승1무3패 승점 3으로 8개 팀 중 6위에 올라섰다. 4위 SK슈가글라이더즈와 격차를 승점 2로 좁히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창호 부산시설관리공단 코치는 “선수들이 첫 승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은비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던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지각승을 신고한 소감을 밝혔다.

◆ '8골 폭발' 시즌 팀 최다골에 기여

올 시즌 들어 한층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4일 첫 경기였던 광주도시공사전에서는 2골에 그쳤지만 이틀 후 서울시청전에서 9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그 기세를 9일 SK슈가글라이더즈전까지 이어갔다. 7골을 터뜨리며 역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은비의 활약에도 소속팀 부산시설관리공단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첫 4경기에서 1무3패에 그쳐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소녀가장’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팀 성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이은비의 날카로운 볼 배급에 동료들이 골로 응답한 것. 팀 도움 14개 중 5개를 기록한 이은비는 본인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길도 열어줬다. 코트를 넓게 볼 줄 알고 패스 타이밍을 잘 읽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는 올 시즌 어시스트 17개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이은비는 “지난해보다 멤버가 좋아졌지만 성적이 나지 않아 감독·코치님께 실망만 안겨드렸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내용이 좋아지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 "올림픽 생각은 시기상조, 리그에 집중할 것"

이은비가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대회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다. 당시 엄청난 스피드로 코트를 종횡무진하는 이은비를 보고 노르웨이팀 감독이 ‘페라리’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 이은비(가운데)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서 날렵한 동작으로 슛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의 포지션인 레프트윙이 움직임이 많아야 하는 자리임은 분명하지만 빼어난 개인기까지 갖춘 이은비는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팀 관계자들을 매료시켰다. 한국을 4위로 이끈 그는 대회 MVP를 받았다.

이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년 브라질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모두 출전한 이은비는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이은비는 2012년 말 돌연 선수생활을 접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지쳤고 아버지 병간호를 하기 위해서였던 것도 있었다.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핸드볼 중계방송조차 보지 않았지만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뒤 선수 복귀를 결심했다. 코트에서 뛰는 딸을 보고픈 아버지의 권유도 한몫했다.

2013년 다시 공을 잡은 이은비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며 활짝 웃었다.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주위에서 이번에 나가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선 리그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은비는 “대표팀에 뽑힌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나간다고 해서 무조건 메달을 딴다는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며 “일단 리그에 집중해 소속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창호 코치는 “복귀하기 전보다 기술적인 면에서 성장했다. 특히 슛 타이밍 잡는 능력이 향상됐다”고 이은비를 칭찬했다. 문제는 체력이다. 1년 가량 쉬었기 때문에 체력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몸이 생각만큼 빨리 올라오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신 코치의 평가.

신 코치는 “오랜 시간 뛰게 하는 것보다는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분위기 전환 차원으로 투입할 생각이다”며 이은비의 활용법을 설명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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