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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탄젤로-어나이, 프로배구도 '외인이탈'... 다른 선수들은?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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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탄젤로-어나이, 프로배구도 '외인이탈'... 다른 선수들은? [SQ전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5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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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프로농구(KBL) 몇몇 외국인선수들이 자진 퇴출을 요구하며 팀을 떠났다. 우려했던 대로 이런 현상은 프로배구 판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남자부 대전 삼성화재 산탄젤로(26·이탈리아)가 계약을 해지하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여자부 화성 IBK기업은행 어도라 어나이(24·미국)는 퇴단을 요구한 상황이다.

구단과 원만하게 합의한 산탄젤로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로 떠났다. 구단과 원만하게 합의했다. 시즌 초 종아리 부상으로 고전한 데다 부진이 길어져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기에 일 처리가 빨랐다. 

반면 어나이의 경우 말이 많다. 퇴출을 요청하며 잔여 연봉 보장을 바라고 있다.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제배구연맹(FIVB)에 제소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구단은 3월분 급여까지는 지급하겠다며 합의점을 도출하려 대화를 진행 중이다.

V리그 소속 13명의 외인 중 2명이 움직이자 다른 외인들이 불안감을 느낄 법하다. 특히 아직 우승 및 포스트시즌 경쟁이 한창인 상위권의 경우 더욱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어나이, 산탄젤로의 이탈에 헤일리(사진) 등 다른 외인들은 동요가 없는지 우려하는 팬들이 많다. [사진=KOVO 제공]

헤일리 스펠만(29·수원 현대건설), 메레타 러츠(26·서울 GS칼텍스)는 어나이와 같은 미국 국적이라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스포츠Q(큐)와 통화에서 “헤일리가 ‘자신은 잘 지내며 동요하지 않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며 “오늘은 오전에 훈련하고, 오후에 휴식한 뒤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경기도 청평에 마련된 숙소에서 체력 및 밸런스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러츠 등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코트에 텐트를 치고 휴식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차상현 감독이 러츠와 꾸준히 소통 중이라고 전해진다.  

남자부 선두 서울 우리카드의 펠리페 알톤 반데로(32·브라질)는 아내 나탈리아, 두 살배기 아들 베르나르도와 함께 생활 중이다. 한국에서 3시즌 째 뛰고 있는 그지만 가족과 같이 국내에 머물고 있어 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펠리페는 '리그가 언제 재개되던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카드는 정상적으로 훈련 중이며 의무트레이너가 시간 단위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펠리페의 아내와 아들은 9일 브라질로 출국한다.

아직 ‘봄 배구’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안산 OK저축은행 측도 “레오 안드리치(26·크로아티아)는 잘 지낸다. 2주 안에 리그가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짜 훈련 중이다. 현재는 컨디션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마테우스는 동요 없이 정해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진=KOVO 제공]

전문가들은 상위권보다 하위권에서 외인들이 퇴단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 본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팀의 경우 잔여일정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외인들의 동기부여가 어려울 수 있다. 계약 문제만 해결된다면 감염병 위험부담을 안은 채 숙소에서 불편한 격리생활을 감당할 이유가 부족하다. 외인이 이탈을 요청한 삼성화재와 IBK기업은행도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어린 의정부 KB손해보험의 마테우스 크라우척(23·브라질)은 어떨까. 구단 담당자는 “마테우스는 어리지만 멘탈이 강한 선수다. 동요 없이 구단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팀은 이번 주까지 정해진 스케줄대로 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포스트시즌보다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이 많다. 사태가 장기화 된다고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리그를 재개하지 않고, 조기에 마감하는 등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상당해 정규리그가 언제 재개될지 장담할 수 없다. 어나이는 FIVB에 보내겠다며 작성한 레터에서 ‘인권’과 ‘노동법’을 거론했다. 리그 중단이 길어질 경우 외인들의 줄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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