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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 1개도 아까운 고영표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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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 1개도 아까운 고영표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7.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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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투수의 가치가 볼넷을 제일 적게 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고영표(31·KT 위즈)가 국내 최고일 것이다. 타자가 고영표에게 뽑아내는 게 안타보다 어려운 게 볼넷이다. 9이닝당 1개가 채 안 된다.

고영표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회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주고 21⅔이닝 연속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2회말 2사 후 키움 주성원이  타구가 오른쪽 정강이에 맞았지만 붕대까지 감으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T]

고영표가 올 시즌 103⅔이닝을 던져 내준 볼넷은 9개. 한 자릿수다. 이날 경기 전 9이닝당 볼넷이 0.84개였던 고영표는 0.78개로 낮췄다. 최소 2위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1.43개)에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현재까지는 국보 투수 선동열(60)보다도 적다. 선동열의 9이닝당 볼넷은 해태 타이거즈 시절이던 1991년 가장 낮았는데, 1.11개(203이닝 25볼넷)였다.

고영표는 이날 경기 뒤 “최소 볼넷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KT 고영표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고영표가 볼넷을 적게 내준 건 올 시즌 뿐 아니다. 9이닝당 볼넷이 2021년 1.46개, 2022년에는 1.14개였다. 모두 정규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소 1위였다. 2017년에는 정규이닝(144이닝)을 살짝 못 채운 141⅔이닝을 던지고 16개의 볼넷을 내줬다. 9이닝당 1.02개. 올 시즌에는 이 페이스면 0점대도 가능하다.

고영표의 기록은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MLB에서는 조지 커비(25·시애틀 매리너스)가 9이닝당 가장 적은 0.84개(107⅔이닝 10볼넷)의 볼넷을 내줬다. NPB에서는 카토 타카유키(31·닛폰햄 파이터스)가 9이닝당 0.68개(106⅔이닝 8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 [사진=스포츠Q(큐) DB]
KT 위즈 투수 고영표. [사진=스포츠Q(큐) DB]

제구력이 원체 좋기도 하지만 선수 본인이 볼넷 내주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타자와 빠르게 승부를 보려고도 한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안에 많은 공을 던지려고 하고 3구 이내 승부를 많이 한다”며 “투구 수가 적어지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볼넷은 적지만 몸에 맞는 공이 적지 않다는 게 그 동안 고영표의 아쉬운 점이었다. 2021년에는 14개(최다 3위), 2022년에는 16개(최다 2위)를 각각 내줬다. 올 시즌에는 13일까지 6개(공동 12위)로 줄었다.

고영표는 “과거에는 사구(死球)를 많이 내줬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며 “볼넷보다 사구를 싫어한다. 제구가 되면서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고영표는 13일 경기에서 2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풀카운트 승부는 단 1번. 87개의 공을 던지면서 스트라이크가 68개. 대신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9개를 잡아냈다. 5피안타 무실점 호투하며 팀의 9-0 대승을 이끌었다. 평균자책점을 2.78로 낮췄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8승(5패)째를 올리면서 기분 좋게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으로 나선다.

올스타 휴식기에는 아내와 같이 육아에 전념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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