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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스위퍼' KIA 네일 향한 극찬 말말말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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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스위퍼' KIA 네일 향한 극찬 말말말 [한국시리즈]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0.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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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스위퍼?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는데… 눈 감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한국시리즈 타율 6할이 넘는 팀 동료 박찬호도 부담스러운 ‘마구(魔球)'다. KIA(기아) 타이거즈 외국인 우완 제임스 네일(31)이 주무기 스위퍼와 투심을 앞세워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턱관절 골절상 이후 2개월 만에 복귀라는 게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원정 4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며 KIA의 9-2 승리를 견인했다.

네일이 한국시리즈 4차전 6회말 교체되며 팬들을 향해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재대결에서 완승했다. 앞서 1차전 네일은 원태인과 나란히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6회초 김헌곤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패전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경기 후반 타선의 도움으로 KIA가 역전승해 노 디시전(승패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4차전에서는 직전 경기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냈다. 네일은 3회까지 완벽에 가깝게 던졌다. 1회말 류지혁, 3회말 김지찬을 제외한 9명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삼진이 4개, 나머지 5개는 모두 내야 땅볼이었다. 압도적인 구위로 삼성 타자들을 봉쇄했다.

그사이 KIA 타선은 원태인을 조기에 무너뜨리며 네일을 지원했다. 1회초 선제 득점, 3회초 6득점 빅이닝, 6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네일은 4회말과 5회말 각각 1실점 했으나 그 외에는 큰 위기 없이 순항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KIA가 9-2 앞선 6회말 2사 2루에서 이준영에게 뒤를 맡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네일이 한국시리즈 4차전 2회말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차전에서 네일은 투구수 71개 중 대부분을 투심(32개)과 스위퍼(30개)로 택했다. 최고 시속 151km의 투심과 뱀처럼 휘는 스위퍼를 조합해 타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혼신의 71구를 던진 네일은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고, KIA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네일을 향해 경기 후 양 팀 관계자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늘 네일이 좋은 투구를 했다”면서 “투수가 잘 던지면 타자는 당연히 쉽지 않다. 네일의 구위가 좋았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5회를 마치고 네일과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네일이 ‘최선을 다해서 힘이 없으니 바꿨으면 좋겠다’고 해서 ‘세 타자만 더 상대하면 바꿔주겠다’고 부탁하니 흔쾌히 던졌다”며 “힘을 아끼지 않고 최고 속도로 던지는 걸 보면서 감사하게 생각했다. 네일이 없었다면 올 시즌 힘들었을 것”이라 극찬했다.

네일이 한국시리즈 4차전 6회말 마운드를 내려와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일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김태군은 투심과 스위퍼 조합의 위력을 강조했다. 김태군은 “많은 사람이 (네일) 스위퍼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투심이 더 좋다. 투심이 좋아서 스위퍼가 먹히는 것”이라며 “스위퍼를 쓸 거라 생각할 테니 1차전보다 투심에 더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백미는 김선빈이었다. 현재 한국시리즈 타율 0.615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선빈은 ‘네일의 스위퍼를 상대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는데 눈 감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워낙 (공이) 좋아 삼진 아니면 쳐야 한다. 스위퍼는 안 칠 것 같다”고 호평했다.

1선발 네일의 활약을 앞세워 KIA는 한국시리즈 3승 1패로 V12를 눈앞에 뒀다. 네일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29일 6차전 구원 등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을 5차전에 기용할 의사는 없다”며 최소 이틀의 휴식을 보장할 것이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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