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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 '더 폰' '특종: 량첸살인기'...범죄스릴러 미덕 얼마나 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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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 '더 폰' '특종: 량첸살인기'...범죄스릴러 미덕 얼마나 살렸을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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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10월 극장가에 한국영화 범죄스릴러 3각 편대가 뜬다.

성동일 김유정 손호준 주연의 ‘비밀’은 15일, 손현주 엄지원 배성우 주연의 ‘더 폰’과 조정석 이하나 이미숙 주연의 ‘특종: 량첸살인기’가 22일 관객과 만난다. 세 영화 모두 잔혹한 범죄를 둘러싼 충격적인 비밀 그리고 반전이 특징이다.

박은경 이동하 감독이 공동 연출한 ‘비밀’은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형사 상원(성동일)이 홀로 남겨진 살인자의 딸을 데려다 키운다. 10년이 흐른 뒤 비밀을 쥔 의문의 남자 철웅(손호준)이 상원의 딸 정현(김유정)의 담임 선생님으로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이어지게 된다.

▲ '비밀'의 손호준과 김유정

‘비밀’은 살인자의 딸과 그 아이를 키운 형사, 모든 비밀을 움켜쥔 남자라는 세 캐릭터가 엮어가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호흡이 느릿한 템포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스크린에 살아난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연이어 형사로 등장하는 성동일은 그만의 서민적인 연기를 해내며 아역스타 김유정은 성숙한 매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세 캐릭터의 일관성, 청춘스타 손호준의 연기력, 죄와 회개라는 주제의식에 대한 관객의 몰입과 동의가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봉주 감독의 ‘더 폰’은 극장가 트렌드인 타임슬랩을 소재로 했다. 동호(손현주)는 로펌 변호사에서 제약회사 법무팀장으로 이직을 앞둔 2014년 5월16일, 이른바 ‘서초동 주택가 살인사건’으로 인해 의사인 아내 연수(엄지원)를 잃는다. 1년이 흘러 상실감에 빠져 딸과 지내던 동호에게 죽은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과거 시점의 아내로부터 받은 전화를 통해 1년 전 그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동호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 '더 폰'의 손현주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사랑하는 이를 되살리기 위해 주인공이 시간여행을 떠나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익숙한 드라마 공식이 됐다. ‘더 폰’은 뻔할 법한 스토리를 정교한 플롯을 바탕으로 중반까지 영리하게 풀어가며 극적 긴장감을 한껏 조성한다.

손현주와 엄지원의 연기는 안정적이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도심 및 골목길 추격 장면과 액션신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장르적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말은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기엔 역부족이다.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에 이어 또 다시 스릴러 장르에 출연한 손현주의 선택 역시 적절한 지 의문이 남는다.

노덕 감독의 ‘특종: 량첸살인기’는 이혼, 해고의 위기에 몰린 방송사 열혈 기자 허무혁(조정석)이 우연한 제보로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무혁은 단독 입수한 연쇄 살인범의 친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 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 초유의 오보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자신이 보도하는 대로 사건이 벌어지고, 시청률에 혈안이 된 보도국장(이미숙)은 후속 보도를 밀어 부친다. 경찰은 취재원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온다. 사면초가에 몰린 무혁은 마지막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 '특종: 량첸살인기'의 조정석

‘특종: 량첸살인기’는 진실과 거짓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무혁, 무혁의 아내(이하나), 보도국장, 연쇄 살인범 모두가 진실을 욕망하면서도 거짓을 일삼는다. 영화는 거짓이 잉태하는 파국과 비극적 결과를 한바탕 소동극으로, 한편으론 냉소적으로 그려낸다.

조정석은 원톱 주연으로서 부족함 없는 연기를 해내고, 화려한 백국장 역 이미숙은 노회한 언론인의 카리스마를 원숙하게 빚어낸다. 영화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얽매여 진실과 알 권리를 오도하는 언론의 민낯, 무기력한 경찰의 수사력을 예리하게 후벼판다. 반면 불필요한 에피소드가 삽입돼 집중점을 흐트러뜨리는가 하며 최근 들어 상당수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병폐’인 중간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족 하나. '비밀'의 성동일, '더 폰'의 손현주, '특종: 량첸살인기'의 조정석은 모두 상처를 했거나 이혼 위기에 직면한 흔들리는 가장들이다. 가정의 결핍을 지닌 세 남자는 아내 혹은 자식 등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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