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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한계 보여준, '내그녀' 이 드라마의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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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한계 보여준, '내그녀' 이 드라마의 정체가 궁금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06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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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 그녀')가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해피한 마무리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가 처음부터 말했던 기획의도와는 달리 놓쳐버린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뚜껑을 연 '내그녀'는 연예가 뒷이야기를 깊게 다루겠다던 내용은 사라져 버렸고, 캐릭터들은 시청자를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이 부족했다.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 출연중인 주인공 정수정과 정지훈. [사진=스포츠Q DB]

◆ '내그녀', 이 드라마의 정체가 궁금하다

5일 방송된 '내그녀'는 단순 로맨스 드라마의 결론을 향해 직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현욱(정지훈 분)의 아버지 이종호(박영규 분)는 윤세나(정수정 분)가 죽은 현욱의 여자친구의 친여동생임을 알아차리고 두 사람의 이별을 강요했다. 현욱의 전 여자친구를 죽게 한 발단을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죄책감과 아버지가 지녀야 할 책임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세나는 이를 거절했고 현욱과 함께 떠날 준비를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도 '내그녀'는 다른 방송분과 마찬가지로 단순 로맨스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이젠 종영을 1회밖에 안 남긴 시점이다. 이 부분을 고려할 때 '내그녀'가 처음 기획했던 내용 구성에 대한 실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내그녀' 측이 사전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드라마의 중심 내용은 "연예계의 음과 양을 다루고 이곳에서 연인들 간의 사랑을 찾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예계의 심도 있는 내용과 연인들 간의 사랑을 조합한 트렌디 드라마를 완성하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실체를 드러낸 '내그녀'는 내용 구성의 조합은 없었고 이도 저도 아닌 단순 로맨스 극에 불과했다.

드라마는 3회 이후부터 현재까지 일방적인 로맨스 카드만 꺼내 들었다. 단순히 연예계 이야기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연예계 이면을 담은 깊은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연예계 이야기는 엉뚱한 복수의 내용으로만 가득 찼다. 현욱은 서재영(김진우 분)이 자신의 기획사를 몰락시키기 위해 음모를 부려, 이 때문에 발생한 피해에 대한 분풀이 복수만을 펼치려는 움직임만 보였다. 깊은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겠다던 제작진의 의견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기획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진행된 이 드라마가 도대체 어떤 장르와 스토리 구성을 한 것인지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내그녀'는 첫회부터 지금까지 시청률 5~7%(닐슨 제공, 전국기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 출연중인 주인공 정수정과 정지훈. [사진=SBS '내그녀' 방송 캡처]

◆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캐릭터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내그녀'는 윤세나가 진정한 작곡가로 탄생하는 과정도 없었고 그를 짝사랑하던 시우가 진짜 가수로서 활약해야 하는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단순히 이들 캐릭터는 얽히고 설킨 로맨스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구로만 사용됐다.

심각했던 부분은 또 있다. 현욱이 왜 연예계에 복귀해 성공해야만 하고 라이벌 서재영(김진우 분)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는 부분이다. 이런 약점은 드라마 속 연예계 내용의 캐릭터적 개연성을 흩트려 버리는 역할을 했다.

극 중 내용만 본다면 현욱이 연예계에 복귀하고 활약했던 이유는 단순히 윤세나에 대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는 이야기 밖에는 되지 않는다. 실제 극에서 현욱은 사랑 문제가 제대로 안 풀릴 때는 회사는 항상 뒷전이었다. 심지어 현욱은 회사가 어떻게 되든 말든 세나와 한국을 떠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 [사진=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제공]

현욱이 연예계를 떠났지만 왜 다시 돌아와야 했는지에 대한 일적인 해답과 작곡가로서 또는 한 연예기획사의 대표로서 활약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드라마 스스로 현욱이라는 인물을 사랑에만 목메는 무책임한 캐릭터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특히 캐릭터 측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인물은 서재영이었다. 서재영은 현욱의 회사를 몰락시키기 위한 음모를 부렸다. 극 초반에는 서재영의 음모가 무엇인가 이유 있는 것들로 암시됐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내그녀'는 서재영이 음모를 부린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서재영은 그냥 '나쁜 놈'이 됐다. 단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그저 그런 악역이 되고 만 것이다.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 드라마에서 단연 연기력으로 가장 뛰어났던 배우가 김진우, 차예련이였던 점을 생각하면 '내그녀'는 좋은 무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정지훈과 삼각 로맨스를 펼치고 있는 정수정과 엘. [사진=SBS '내그녀' 방송 캡처]

◆ '내그녀' 마지막까지 이럴 건가?

'내그녀'는 이제 마무리까지 한 회가 남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이어진 문제 많은 내용 구성을 모두 제대로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내그녀'가 선택해야 하는 부분은 캐릭터 측면에서의 제대로 된 설명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끌어내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이 부분마저 놓친다면 내그녀는 단순히 착한 놈, 나쁜 놈만 등장하는 단순 로맨스 극으로 마무리될 확률이 높다.

'내그녀'의 마지막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설명과 구성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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