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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마음고생' 서재덕, 욕심 버리니 힐링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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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마음고생' 서재덕, 욕심 버리니 힐링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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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이적 마음고생, 지나친 욕심으로 밸런스 잃어…신영철 감독 조언에 부활 재시동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서재덕(26·수원 한국전력)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미소를 지었다. 2경기 연속 경기가 풀리지 않아 마음 고생했던 그가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서재덕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아산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13득점을 올리며 3-2(25-14 23-25 25-23 20-25 15-11) 승리에 일조했다.

서재덕은 임대 트레이드 과정에서 홍역을 겪었다. 천안 현대캐피탈로 간다는 소식에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임대 트레이드는 규정에 저촉돼 무산됐고 서재덕은 그대로 한국전력에 남았다.

하지만 이때부터 지난 보름은 마음의 부담이 적지 않았던 기간이었다.

▲ 수원 한국전력 서재덕(오른쪽)이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아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서재덕 "잘하려고 욕심 낸 것이 오히려 경기 그르쳤다"

서재덕은 타고난 승부사다. 성균관대 후배 전광인(24)과 함께 한국전력의 왼쪽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어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알짜 공격과 함께 몸을 던지는 수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나 승부사 기질이 최근 부진을 부추겼다. 서재덕은 팀에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

대전 삼성화재와 지난 7일 경기에서는 10득점을 올렸지만 10일 안산 OK저축은행전과 12일 구미 LIG손해보험과 경기에서는 3득점과 2득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신영철 감독은 구미 원정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서재덕을 불러 밤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신 감독은 "OK저축은행, LIG손해보험전에서 밸런스가 다소 맞지 않아보였다"며 "(서)재덕이도 첫 공격에 잘 들어가야 하는데 거기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흐름을 타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당시 대화 내용을 밝혔다.

서재덕 역시 자신의 욕심 때문에 스스로 경기를 그르쳤다고 시인했다.

서재덕은 "사실 트레이드 때문에 흔들렸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어떻게든 잘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 같다"며 "이 사실을 감독님과 면담 과정에서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도 이해하시고 부담을 떨쳐버리고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신경쓰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부담 때문에 균형을 잃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그나마 리듬을 찾은 것 같아 안심"이라고 덧붙였다.

▲ 수원 한국전력 서재덕(왼쪽에서 두번째)이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아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감독의 격려와 조언 속에 한단계 성장하다

감독의 격려섞인 조언을 들은 뒤 나선 서재덕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사가 됐다. 이날 올린 13득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득점을 마지막 5세트에 집중시켰다. 이 가운데 3개가 블로킹으로 인한 득점이었다.

한국전력이 5세트 초반 4-0으로 앞서갔을 때 서재덕의 연속 3득점이 있었다. 쥬리치의 백어택 성공으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재덕은 최홍석의 퀵오픈 공격 2개를 연속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이어 권준형의 안정적인 세트를 받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환호를 올렸다.

초반 4-0 리드는 한국전력에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도 우리카드의 4세트 상승세를 확실하게 꺾어놓은 연속 3득점이었기에 의미가 컸다.

한번 공격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서재덕은 경기가 술술 풀렸다. 11-7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서재덕은 한국전력의 마지막 2점까지 책임졌다. 시간차 공격으로 14-10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신으뜸의 오픈 공격까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5세트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서재덕은 "사실 3-1로 이길 줄 알았는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지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특히 최홍석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운동을 했던 사이여서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블로킹을 했을 때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팀동료와도 워낙 친해 가릴 것도 껄끄러운 것도 없다는 서재덕의 각오는 역시 순위 싸움이다.

서재덕은 "승점 2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승리에 의미를 두겠다. 앞으로도 계속 승리해서 3위 인천 대한항공까지 따라잡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적 파동은 잊은지 오래다. 오직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만 바라보고 있다. 보름의 마음 고생을 통해 한단계 더 성장한 서재덕이다.

▲ 수원 한국전력 서재덕(가운데)이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아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블로킹 벽을 뚫는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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