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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한 '소녀가장' 백목화, KGC 반등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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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한 '소녀가장' 백목화, KGC 반등의 버팀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1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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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완벽 부활 4경기 10.75점, KGC 4경기 2승2패 '상위권 위협'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여자 배구가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하위권 팀들이 번번이 갈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GS칼텍스가 15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선두다툼중인 현대건설을 잡았고 최하위 KGC인삼공사는 최근 4경기에서 2승2패를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패권을 노리는 3강(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은 이제 두 팀을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그중에서도 시즌 초반 승점 제물이었던 KGC인삼공사의 반등이 눈에 띈다. 지난 3일 GS칼텍스전을 셧아웃 승리로 장식하며 12연패라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나온 그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배구다운 배구’를 하기 시작했다.

▲ 아시안게임 대표 차출로 체력이 저하돼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백목화는 새해 들어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중심에는 백목화가 있다. 그는 KGC인삼공사에서 조이스 고메스 다 시우바 다음으로 점수를 많이 올리는 선수, 리베로 임명옥과 함께 리시브, 수비, 디그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광주 송원여고를 졸업한 백목화는 2007~2008 시즌을 앞두고 2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존재감은 미미했다. 이진희, 윤혜숙 등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이숙자와 정대영의 이적으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현대건설은 그해 꼴찌에 그쳤다.

자존심을 구긴 현대건설은 KT&G(KGC인삼공사 전신)에서 박경낭을 영입하며 백목화를 보상선수로 내줬다. 한유미와 이정옥이 버티고 있어 여전히 자리를 잡을 수 없었지만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나갔다. 그리고 2012~2013 시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1~2012 시즌 V리그 통합우승에 성공한 KT&G는 선수단을 대폭 물갈이했다. 장소연, 김세영, 한유미 베테랑 3인방을 정리했고 주공격수 마델레이네 몬타뇨가 터키로 떠났다. 팀 전력은 크게 약해졌지만 백목화 개인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찬스였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백목화는 412점으로 득점 7위, 토종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급 선수만이 밟을 수 있는 한 경기 30점 고지도 밟았다. 기량발전상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조이스가 합류한 지난 시즌에는 궂은일에 치중하며 서브 1위(세트당 0.46개), 리시브 2위(48.90%)에 올랐다. 

◆ 부진해도 ‘소녀가장’, 새해 들어 완벽 부활 

▲ 지난 시즌 리시브 성공률 2위에 올랐던 백목화는 이번 시즌에도 리시브 9위에 랭크돼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그들은 조이스에 편중된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토종 선수들의 집단 부진으로 인해 쓴맛을 봤다. 중심을 잡아줘야할 세터 한수지, 레프트 이연주, 센터 문명화 등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백목화도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오랜 기간 팀을 비우는 바람에 장기 레이스를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대표팀에서는 주전으로 나서지 못해 경기 감각마저 잃었다. 백목화 하면 떠오르는 강서브도 지난 2년과 비해 많이 무뎌졌다.

새해 들어서야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연패 사슬을 끊었던 GS칼텍스전에서 8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에서 10.75점을 올리고 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지난 14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시즌 최다인 15점을 기록했다.

지난 두 시즌에 견주어 폼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그는 득점 11위(192점), 토종 선수 중 5위, 서브 10위(0.28개), 리시브 9위(세트당 2.27개) 등 공수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KGC인삼공사의 ‘소녀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KGC인삼공사의 2014~2015 시즌은 힘겹다(4승16패).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3위 팀과의 승점차는 18점차. 20경기 동안 올린 승점(16점)보다도 많은 격차가 난다.

그러나 상위팀들에 고춧가루를 팍팍 뿌려만 준다면 팬들은 KGC인삼공사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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