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8 08:00 (수)
[SQ포커스] 윤석민, 배트 빌려 '0의 행진' 정우람 무너뜨린 한방
상태바
[SQ포커스] 윤석민, 배트 빌려 '0의 행진' 정우람 무너뜨린 한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15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야로 보낸다는 생각 주효, 연승 분위기 잇고 싶다”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팀이 간절히 원할 때 한방을 터뜨리는 이를 ‘해결사’라고 부른다. 윤석민(30)이 ‘히어로즈의 영웅’이 됐다.

윤석민은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SK전에 7번타자 3루수로 출전, 8회초 1사 만루에서 좌중간을 깨끗이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 넥센의 6-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해 준우승팀인 넥센은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9위로 처졌다. 지난 9일 잠실 원정에서는 두산 유네스키 마야에 노히트노런을 헌납했고 지난 주말 목동 홈에서는 11연패 중이던 막내 케이티에 창단 첫 연승을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 윤석민은 무실점 가도를 달리던 SK 철벽 불펜 정우람을 무너뜨리며 넥센의 연패를 끊는데 앞장섰다. [사진=스포츠Q DB]

발목이 좋지 않은 김민성, 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서건창에 이어 이택근마저 허리가 좋지 않아 라인업에 대폭 변화가 생겼던 문학경기. 윤석민은 7번 타순에서 천금 결승타를 때려내며 넥센을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 상대가 ‘평균자책점 0’ 정우람이었다 

정우람이 누구인가.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에 등판 6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22타자를 상대해 내준 안타는 단 하나. 피안타율은 단 0.05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67에 달했다. SK가 선두를 달리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8회초, 7회까지 6피안타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한 메릴 켈리가 내려가고 정우람이 마운드에 올랐다. SK는 2이닝을 정우람-윤길현으로 막으면 됐다. 이번 시즌 최강의 ‘불펜 듀오’로 거듭난 이들을 상대로 침체된 넥센이 역전을 하기는 버거워 보였다.

선두타자 문우람이 삼구삼진을 당할 때만 해도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박병호가 절묘한 배트콘트롤로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유한준이 고의사구로 걸어나갔고 박헌도가 끈질긴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고르며 윤석민에게 절체절명의 찬스를 이어줬다.

1구를 흘려보낸 윤석민은 2구째 시원하게 배트를 돌렸다. 결과는 파울. 1사 만루지만 2스트라이크로 몰려 상황은 불리했다. 볼 하나를 고른 윤석민은 4구째 139km 직구를 걷어올려 좌중간을 갈라버렸다. 스코어는 단숨에 6-4가 됐다.

▲ 윤석민은 헐거운 넥센의 하위타순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다. [사진=스포츠Q DB]

◆ “외야로 보낸다는 생각, 연승 분위기 잇고 싶다” 

윤석민은 5회말 수비에서도 큰 몫을 해냈다. 선두타자 나주환이 3루 선상을 타는 바운드 큰 땅볼을 날렸다. 백핸드로 공을 잡은 그는 도움닫기를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원바운드 송구를 던졌다. 1루수 박병호가 처리하기 딱 좋은 정확한 공이었다. 밴헤켄의 투구수가 90개를 향해가며 힘이 떨어지던 시점이었기에 값진 의미가 있었다.

하위타순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크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전 인터뷰를 통해 “하위타순이 너무 헐겁다”고 우려를 표했다. 넥센의 하위 타선 타율(6~9번)은 0.232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윤석민이 박헌도, 브래드 스나이더, 박동원 등 이름값이 떨어지는 멤버들 사이에서 0.355, 1홈런 9타점을 올리며 중심을 잡고 있다.

경기 후 그는 “1점차라 외야에 보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비슷하면 친다는 생각으로 배트를 돌렸는데 잘 됐다”며 “경기 전 (유)한준이형한테 배트를 빌렸는데 계속 써야할 것 같다. 앞으로 연승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연패를 끊은 넥센은 시즌 5승(8패)째를 수확, 이날 패한 공동 7위 그룹 LG와 한화와 승차를 0.5경기차로 좁혔다. 16일에는 한현희를 내세워 연승 도전에 나선다. SK 선발은 트래비스 밴와트다. 넥센은 지난 맞대결에서 밴와트를 두들겨 6점을 뽑아낸 좋은 기억이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