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올해 전반기 프로야구 최대 격전지는 3위다.
1위 LG 트윈스(49승30패2무·승률 0.620)와 2위 SSG 랜더스(46승32패1무·승률 0.590)는 0.5~2.5경기 차를 유지하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면 2위와 3위 사이는 4~8경기 차로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LG와 SSG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3위 팀이 선두권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3위에 오른 팀이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후반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에는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가 3위에 올랐지만 공동 4위(12일 기준)로 미끄러졌다.
그 사이 3위로 치고 올라온 팀이 두산 베어스다. 7월 9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9연승. 2018년 6월 6∼16일 10연승 이후 최다 연승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6위에 그친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47)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포수 양의지(36)와 20승(2020년) 경험이 있는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를 데리고 오며 전력 강화를 했다.
하지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9개 구단 감독으로부터 ‘가을 야구’ 후보로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타 팀에서는 크게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 모양세였다.
올 시즌 팀 지표가 말해준다. 두산은 팀 타율 6위(0.257), 팀 득점(333) 7위, 팀 안타 6위(688)로 팀 홈런(56개·2위)을 제외하고는 3위 안에 들지 않는다. 팀 평균자책점(3.89)은 6위.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되면서 두산의 뚝심이 나오고 있다.
9연승 기간만 놓고 보면 다른 팀이다. 팀 타율(0.298) 2위, OPS(장타율+출루율·0.818) 1위, 팀 득점(51) 공동 1위, 팀 안타(96) 1위, 팀 2루타(16) 공동 2위로 무서운 팀이 된다.
3할 타자가 양의지(0.335·2위)밖에 없지만 점수가 필요할 때 타자들이 뽑아준다.
지난 7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선 내야수 박준영(26)은 깜짝 활약으로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4경기에서 타율 0.417 1홈런 5타점이다. 2루타 2개, 3루타 1개로 OPS는 1.462에 이른다. 12일 인천 SSG전에서는 0-1로 뒤진 7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더 돋보이는 건 마운드. 연승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1.76이다. 이번 달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팀이다. 9승 중 선발승이 6승이다.
곽빈(24)과 외국인 투수 브랜드 와델(29)이 선발 2승씩 챙겼다. 알칸타라와 최원준(29)이 각각 1승을 올렸다. 마무리 투수 홍건희(31)는 9월 5경기에서 4⅓이닝을 던져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뒷문을 틀어막고 있다. 구원 투수 정철원(24)은 7월 6경기에서 5⅔이닝 1승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특급 투구를 펼치고 있다.
두산은 4위(롯데·NC)와는 3경기 차로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2일 SSG전을 마치고 “무덥고 습한 날씨였지만 선수단 전체가 합심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기록은 내가 아닌 '팀 두산' 선수들과 코치진, 팬들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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