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 이강인(18·발렌시아), 정정용(50) 서울 이랜드 감독.
한국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들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한국 축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들은 여전히 아시아에서도 핫했다.
2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에서 손흥민은 올해의 국제선수상, 이강인은 올해의 유망주상, 정정용 감독은 올해의 지도자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선수다.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상 투표에서 22위를 차지했고 유럽 전체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측면 공격수 중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골 기록 또한 ‘차붐’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을 넘어서 역대 최고 아시아 선수로 성장 중이다.
손흥민의 적수는 없었다. 2015년, 2017년 국제선수상을 수상했던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일본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흥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뒤 조세 무리뉴 체제에서도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추가하며 토트넘 부동의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보다 수비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서도 훌륭히 변신에 성공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도 주장의 부담감을 딛고 남다른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은 아시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준우승팀 소속임에도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을 차지한 이강인은 일본 아베 히로키(바르셀로나B), 베트남 도안 반 하우(헤이렌베인)를 뒤로하고 최고의 유망주로 선정됐다. 2002년 이천수(은퇴), 2005년 박주영(FC서울), 2009년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2017년 이승우(신트 트라위던), 여자로는 2010년 여민지, 2013년 장슬기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게 만들었다.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가 충분치는 않지만 성장을 위한 임대가 논의 되는 등 여전히 팀의 기대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U-20 월드컵 첫 준우승 대업을 안긴 정정용 감독은 일본 츠요시 오츠키 우라와 레즈 감독, 오이와 고 가시마 앤틀러스 감독을 따돌리고 올해 최고의 지도자로 선정됐다.
오랫동안 한국 축구의 유망주들을 길러왔던 정 감독은 1995년 박종환, 1997년 차범근, 2003년 차경복, 2009년 허정무, 2012년 김호곤, 2013년 최용수, 2016년 최강희에 이어 8번째 수상자가 됐다. 대부분 대표팀 혹은 클럽팀을 이끌고 아시아에서 선전을 바탕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린 것과 달리 FIFA 주관 대회에서 거둔 뛰어난 업적으로 트로피를 챙겼다는 데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최근 서울 이랜드 감독으로 부임한 정정용 감독은 그동안 쌓은 지도자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지도력이 승격에 애를 먹고 있는 서울 이랜드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도 축구 팬들의 관심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