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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12 한국-멕시코] '15타석만의 손맛' 박병호 부활포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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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12 한국-멕시코] '15타석만의 손맛' 박병호 부활포가 의미하는 것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1.15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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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했던 중심타선에 제대로 힘 불어넣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드디어 터졌다. 잠자고 있던 박병호(29)의 거포 본능이 깨어났다. 이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한국은 8강행을 자신할 수 없었다. 그만큼 절실한 상황에서 터진 대포라 의미 있었다.

박병호가 세 경기 만에 부활을 알렸다. 대만으로 넘어온 뒤 홈런은커녕, 안타도 신고하지 못했던 그가 홈런포로 깊은 침묵을 끝내고 예전의 타격감으로 돌아온 것을 알렸다.

박병호는 14일 대만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 12 B조 리그 4차전 멕시코와 경기서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4-3 승리에 일조했다.

‘야구의 만약이란 말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박병호의 홈런이 없었다면 한국은 이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3회까지 활발했던 한국 타선은 4회부터 거짓말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투수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은 한 점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힘겹게 1승을 추가했다.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8강행을 확정했기에 이날 챙긴 1승이 더 소중했다. 한국은 가벼운 마음으로 15일 미국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대파하는 과정에서 김현수와 이대호는 완전히 살아난 면모를 보였다. 김현수는 쳤다 하면 멀티 타점이었고 이대호는 시원한 아치를 그리며 4번 타자의 위용을 뽐냈다.

문제는 박병호. 일본과 1차전에서 2안타를 때린 이후 대만으로 넘어와서 안타가 전혀 없었다. 이날도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한국의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이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카리요의 4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대회 15타석 만에 터진 부활포였다.

박병호의 홈런이 터지면서 한국의 중심타선은 완전체가 됐다. 타격감이 절정에 다다른 김현수를 비롯해 타구가 잘 맞아나가고 있는 이대호, 박병호가 건재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대호는 이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타구 질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잘 맞아 아웃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그의 타구는 연이어 야수 정면을 향했다.

하위타선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중심타선이 터져준다면 그보다 더 든든할 게 없을 것이다. 박병호가 클린업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날 토너먼트에서는 보다 짜임새 있는 중심타선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또 하나, 이날 박병호의 부활포가 의미 있는 이유는 공을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병호와 연봉 계약을 협상 중인 미네소타의 홈구장 타겟필드의 펜스까지 거리를 살펴보면, 좌측 103m, 좌중간 115m, 중앙 125m, 우중간 111m, 우측 100m로 되어있다. 중앙 거리는 잠실구장과 같고 좌측은 짧지만 우측은 길다. 우측 펜스 높이는 사직구장보다 높은 7m에 달한다.

아직 미네소타 입단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이 잘 때릴 수 있는 타격 매커니즘으로 홈런을 생산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박병호의 홈런 방향은 좌측보다는 우측이나 우중간 쪽으로 집중됐다. 박병호가 타겟필드의 높은 우측 펜스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유지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어찌됐든 2% 부족했던 한국 중심타선에서 박병호가 살아남으로써 타자들이 큰 동력을 얻었다. 앞으로 8강을 넘어 4강, 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박병호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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