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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의 '이·유' 있는 아시아 정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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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의 '이·유' 있는 아시아 정상 도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2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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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10개월만에 세계 톱 랭커…올 초 공백 딛고 AG 복식 금메달 정조준

[태릉=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역경을 딛고 다시 라켓을 잡았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국군체육부대)이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향해 초심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이용대와 유연성은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가 끝나자마자 막바로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며 호흡을 맞췄다.

결성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는다.

▲ 올 초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었던 이용대-유연성 조가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손발을 맞춘 이용대-유연성 조는 지난 6월 일본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호주오픈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그 결과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용대는 “아시안게임은 올림픽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올림픽은 8강부터 시작하지만 아시안게임은 16강부터 시작하는 만큼 경쟁률이 높다”고 경계했다.

유연성도 “상위랭커 10위권 선수들 중 9개 팀이 아시아 팀이다. 올림픽과 다르지 않는 대회이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경기를 치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화위복이 된 이용대의 출전정지

결성 이후 승승장구하던 이용대와 유연성은 올 초 큰 시련에 부딪쳤다. BWF는 지난 1월 약물검사 관련 절차규정 위반으로 이용대에게 선수자격 정지 1년을 통보했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에 세 차례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개인의 잘못이 아닌 배드민턴협회의 행정 착오로 빚어진 일이었다.

이용대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시안게임을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한 달은 좌절감이 밀려와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징계가 6개월로 완화될 것이라는 담당 변호사의 말을 들었다. 그 이후에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 이용대에게는 출전정지 징계가 배드민턴 인생에 전화위복이 됐다.

유연성도 “처음에 그 소식을 듣고 멍했다. 국가대표로서 어렵게 자리 잡았는데 경기를 뛰지 못해 마음고생도 심했다”며 “하지만 훈련을 하지 않고 복귀하면 용대에게 피해가 되기 때문에 쉬는 기간에도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감독님에게 말씀드려서 다른 파트너와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감각을 익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행히 지난 4월 BWF의 도핑청문위원단이 재심의를 열어 이용대에 대한 1년 자격정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이용대는 3개월 만에 다시 라켓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출전정지 해프닝이 전화위복이 돼 이번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배드민턴에 대한 절박함도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 "이용대에게 유연성은 최상의 파트너"

이용대에게 유연성은 세 번째 남자복식 파트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정재성과 남자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이용대는 고성현으로 파트너를 교체한 뒤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국제대회 성적이 부진해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이용대의 파트너를 유연성으로 바꿨다.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이용대의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과 유연성의 힘이 적절하게 조합돼 전력이 극대화된 것.

▲ 이득춘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이용대와 유연성의 장점이 합쳐지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감독은 “이용대는 수비에서 공격전환이나 네트 앞 처리가 좋고 유연성은 공격력이 좋다. 이용대가 예전에 합을 맞췄던 고성현보다 수비가 좋고 안정된 서비스를 구사하며 네트 앞 처리가 향상됐다. 훨씬 더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용대에 대해서는 “서비스가 안정됐고 위기대처 능력이 향상됐다”며 “위기에 몰렸을 때 오히려 역습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노련미가 더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톱 랭커들이라 따로 정신무장에 대한 주문은 하지 않는다”며 “본인들이 목표를 금메달로 설정해 놨기 때문에 평정심만 유지하면 금메달 획득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연성도 “예전에는 뭣 모르고 강하게 공격하려고만 했는데 요즘에는 힘을 덜 들이고도 강하게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마지막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상받을 것

복식조로 결성된 지 이제 10개월이 지났지만 이용대의 도핑 해프닝과 부상 등으로 약 4개월의 공백이 있었기에 실제로는 6개월밖에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시련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용대는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 많은 분들이 힘도 주시고 응원을 보내 줘서 쉬는 동안 감사했다”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 유연성은 훈련 외 시간도 훈련의 연속이라 생각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했다.

유연성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올 거라 예상되는데 (이)용대가 집중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부담을 떨치기 위해 훈련량을 늘렸다. 긴장감을 지울수록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왕관을 쓰려는 자는 왕관의 무게를 버텨야 한다’는 말을 떠올리며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아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다.

이용대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 복식 동메달에 머물렀고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복식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유연성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 아시안게임으로 보고 있다. 과정에 신경을 쓰면 자연스레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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