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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타율 0.083' 넥센히어로즈 김하성, 타순 변경과 '피자조공' 상관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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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타율 0.083' 넥센히어로즈 김하성, 타순 변경과 '피자조공' 상관관계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31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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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연패 뒤 힘겹게 1승을 챙겨냈지만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하성(23)의 어깨는 무겁기만 했다. 시리즈 타율 0.083(12타수 1안타)로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 그렇기 때문일까. 김하성이 넥센 라커룸에 피자를 돌렸다. 무려 20판이나.

장정석 넥센 감독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K 와이번스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4차전(KBS2TV, 네이버, 다음 생중계)을 앞두고 참석한 감독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 가지 말씀 안 드린 게 있다”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장 감독은 “베풀면 잘 된다는 해서 김하성이 피자를 쐈다”고 말했다. 앞서 부진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 행동이라는 설명이었다.

 

▲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이 플레이오프 타율 0.083으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31일 4차전에선 7번 타자로 한 타순 밑에 배치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하성은 1차전 5번 타자로 나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2차전 6번 타자로 한 타순 내려서 안타 하나를 만들어냈지만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3차전에도 6번으로 출전해 볼넷 하나를 얻어 득점까지 성공했지만 3타수 무안타로 방망이 감각은 살아나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김하성을 7번까지 내린 것. 4번 박병호도 플레이오프 내내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1타수 1안타, 0.091로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1할 이하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팀의 상징과도 같은 박병호만은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믿음에 타순에 손을 대지 않았다. 팀 내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건들이지 않겠다는 생각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김하성은 조금 달랐다. 장 감독은 “김하성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박종훈에게 강점 있었는데 잘 맞은 타구가 나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항상 점수가 중심에서만 나오지 않더라”라고 하위 타순에서 활약을 기대했다.

 

▲ 염경엽 넥센 감독(왼쪽)은 애제자 김하성을 배려해 타순을 조정하며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사진=스포츠Q DB]

 

아직은 박병호에 비해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에 보다 편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감독의 속뜻이었다.

스스로 팀원들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넥센 관계자는 “본인 말로는 자신이 먹고 싶어서 사온 것이라고 했다”면서도 “스스로 생색을 내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함께 잘 해보자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부터 풀타임 활약하며 20홈런 19도루 등 신인왕을 놓친 게 아까울 정도의 성적을 냈던 김하성은 이후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박병호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을 때는 팀 4번 타자를 맡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PO 넥센의 부진은 박병호와 김하성 두 핵심 타자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장 감독의 배려 속에 7번 타자로 나서게 된 김하성이 팀원들에게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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