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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 끊은 조연, '양상문의 남자' 박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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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 끊은 조연, '양상문의 남자' 박지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8 0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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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 경쟁 '폭풍전야', 호타준족에 내야 멀티 자원…한나한 3루 수비 볼 경우 손주인과 경쟁구도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양상문의 남자' 박지규(24·LG)가 자신을 데려온 양상문(54) 감독 앞에서 보은의 활약을 펼쳤다. 박지규의 활약에 LG도 지긋지긋했던 7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박지규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9번 타자 겸 2루수로 나섰다. 4타수 2안타 1도루 맹활약과 함께 호수비 능력까지 펼쳐보이며 팀의 7연패를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LG 역시 잠실 라이벌 두산과 3연전 전패를 모면했다.

박지규는 '양상문의 남자'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5라운드로 박지규를 지명했다. 양 감독이 박지규를 뽑은 이유는 단 하나, 이미 오래 전부터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은 이미 2011년 성균관대 인스트럭터를 맡으면서 박지규를 눈여겨봐왔다. 빠른 발을 갖춘데다 정타 능력까지 갖춘 박지규를 한눈에 알아봤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로 지명했다. 박지규조차도 "7, 8라운드쯤에서 지명받을 줄 알았다"며 자신의 빠른 지명에 놀라워했을 정도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LG 박지규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경기에서 6회초 함덕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양상문 감독의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고치에서 진행된 가을캠프 때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박지규는 구슬땀을 흘렸다. 차명석 수석코치도 박지규를 보면서 "가장 돋보이는 타자다. 아마추어 선수의 타격이라고 볼 수 없다"며 흐뭇해했다.

박지규는 양상문 감독의 기대 속에 사실상 2루 주전자리를 꿰찼다. 두산전 이전까지 20경기에서 44타수 1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273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하위 타순에서 2할대 후반을 친다는 것은 큰 힘이다.아직 홈런은 없지만 도루를 3개나 기록했다.

박지규는 이날도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LG가 2회말에 3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크게 흔들렸던 4회초에 3-3 동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박지규도 타점을 보탰다. 박지규가 때린 타구가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되면서 3루 주자 잭 한나한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두산의 네번째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쳐낸 박지규는 결국 연장 11회초 역전승의 포문을 열었다.

선두 타자로 나서 유격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박지규는 비록 오지환의 번트 때 2루에서 아슬아슬하게 아웃됐지만 주자를 모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LG는 연장 11회초에 2점을 뽑아 6-4로 역전승했다. 박지규는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규는 전날 두산전에서도 2루타로 1타점을 올리는 등 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LG 박지규(오른쪽)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경기에서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공격뿐이 아니었다. 8회말에는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홍성흔의 몸에 맞는 공과 최주환의 안타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려있었을 당시 김재환의 1루와 2루 사이를 빠져나갈 것 같았던 타구를 잡아낸 것이 바로 박지규였다. 박지규의 호수비에 투수 정찬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9회말 수비 때도 1사 1, 2루의 위기에서 오재원을 침착하게 2루수 앞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양상문 감독도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3루수 자원으로 데려온 외국인 선수 한나한이 1군으로 전격 복귀해 현재 3루 수비를 맡고 있는 손주인을 2루로 원대복귀시킬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나한의 현재 몸상태는 70~80% 수준. 양상문 감독은 아직 한나한이 수비까지 보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3루수를 봐야 하는 자원이다.

이 경우 손주인이 2루수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자리를 박지규가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호타준족의 내야 멀티 자원인 박지규를 유격수로 돌릴 수도 없다. 그 자리는 이미 오지환이 지키고 있다. 박지규의 활약에 내야자원이 풍부해진 LG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LG 박지규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경기에서 6회초 함덕주로부터 안타를 뽑아낸 뒤 1루로 뛰어가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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